[수능] "힘내 화이팅"…부모·교사 한마음 응원에 차분하게 입실
"힘내.", "파이팅."
16일 오전 7시께 수능 고사장인 부산 부산진구 경원고 앞. 영상 8도의 비교적 춥지 않은 날씨였지만 수험생들은 어깨를 잔뜩 움츠린 채 교문을 통과했다.

코로나19 이후 후배들의 단체 응원이 사라져 수능 고사장 앞 풍경은 예전만큼 소란스러운 분위기는 아니었다.

고3 수험생들은 대부분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지만, 배웅 나온 선생님과 부모의 응원에 웃음을 보이며 주먹을 불끈 쥐는 모습이었다.

학부모들은 자녀가 고사장으로 들어간 후에도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한 채 지켜보거나 두 손을 모아 기도하기도 했다.

수험생 학부모 정호철(51)씨는 "딸이 수능을 쳐서 휴가를 내고 왔는데 시험이 끝나면 마중 나올 예정"이라며 "평소에 딸과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은 아니지만 오늘만큼은 '힘내'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부산진여고에 재학 중인 수험생 박모(18)양은 "생각보다 많이 긴장되지 않는다"며 "인생에 한 번 있는 시험이라 떨리지만, 그동안 열심히 한 보람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야고 3학년 김예진(18)양은 "준비하는 대학에 가려면 최저등급이 필요해 수능을 잘 치고 싶다"며 "부모님께서 잘 할 수 있다고 격려해주셨는데 마음이 뭉클했다"고 말했다.

당감1동 새마을 부녀회 주민들은 전날부터 수험생을 위한 간식류와 학부모를 위한 커피를 준비해 지나가는 이들에게 나눠줬다.

[수능] "힘내 화이팅"…부모·교사 한마음 응원에 차분하게 입실
이날 가장 먼저 경원고 고사장 앞에 도착한 김아람(31) 부산진여고 국어 교사는 "학생들 한명이라도 놓치지 않고 응원해주고 싶어 일찍 왔다"며 "수험장으로 들어가는 아이들의 얼굴을 보니 짠했는데 모쪼록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간 수능 고사장인 부산 해운대구 해강고도 차분한 분위기 속에 수험생들이 서둘러 입실했다.

비가 온다는 소식에 우산을 들고 고사장으로 향하는 수험생들도 눈에 띄었다.

선생님 4명과 학생 2명이 수험생들을 조용히 응원했다.

시계를 가져오지 않은 한 수험생은 교문 밖에서 초조하게 부모님을 기다린 뒤 시계를 전달받기도 했다.

이날 부산경찰청은 시험장 주변 반경 2㎞ 이내 간선도로를 집중 교통관리 구역으로 설정하고 수험생 탑승 차량의 시험장 진입을 도왔다.

부산교통공사도 부산 60개 고사장 반경 1㎞ 이내에 있는 도시철도 역사 37곳 등에 안전 인력을 배치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