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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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6개월 앞둔 예비신랑에게 성범죄 전과가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돼 이별을 고민하는 여성의 사연이 알려졌다.

4년 교제한 한 살 연상의 예비신랑과 결혼을 앞두고 있다는 30대 중반 여성 A씨는 지난 12일 방송된 JTBC '사건반장'에 자신의 이런 사연을 알렸다.

A씨는 "양가 부모님 상견례 등 결혼 준비를 모두 마치고 결혼은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며 "예비신랑은 전에 만났던 사람들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자신과 잘 맞고, 가치관이나 사고방식도 비슷하다고 느꼈다"고 소개했다.

A씨에 따르면 그의 예비신랑은 평소 자상하고 내향적인 성격으로, 말을 신중하게 하는 편이다. 술자리를 즐기지도 않고 컴퓨터 게임 외에는 별다른 취미도 없어 속 썩을 일도 없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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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날 A씨는 우연히 전과 기록을 확인했다가 예비신랑이 통신매체이용음란 혐의로 벌금 200만원을 낸 사실을 알고 충격에 빠졌다.

일명 '통매음'으로도 불리는 통신매체이용음란죄는 자기 또는 타인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통신매체를 통해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 글 등을 상대방에게 전달했을 때 성립한다.

놀란 A씨가 예비신랑에게 구체적인 경위를 묻자 그는 "1년 전 게임을 하다가 채팅으로 욕설을 했는데 고소를 당했다"며 "1000만원을 요구하길래 합의를 할 수 없어 할 수 없이 처벌받고 200만원을 냈다"고 해명했다.

A씨는 거듭 판결문을 보여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예비신랑은 "내가 4년간 보여준 말, 행동은 아무것도 아니냐. 내가 그거밖에 안되냐. 자존심 상해서 더는 못하겠다"면서 거부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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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배 전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팀장은 "물론 남성이 전과가 있는 건 잘못이지만 흉악이나 강력범은 아니다. 성적인 문제가 있긴 한데 4년 동안 만나면서 여성에게 잘하지 않았나. 완벽한 남자는 없다. 끝까지 캐려고 하지 말고 앞으로의 행동을 보는 것도 방법인 것 같다"는 의견을 전했다.

반면 박상희 샤론정신건강연구소 소장은 "위험하다. 남자친구가 인터넷상에서 어떤 잘못을 해서 전과가 있는지 알아야 할 것 같다. 부모나 본인 입장에서는 걱정이 될 거다. 더 문제는 속였다는 것"이라며 "여태까지 얘기를 한 번도 안 하고 전과를 들킨 것 아닌가. 결혼해서 예상하지 못한 폭력적인 모습이 있으면 어떡하나. 용서해 주겠다는 싶은 생각이 든다고 해도 판결문 봐야 하고 뉘우치는지도 봐야 한다. 모른 척 넘어갈 순 없다"고 우려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