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영등포구청역 승강장 앞에 나타난 커다란 쥐. /사진=연합뉴스
지난 6일 영등포구청역 승강장 앞에 나타난 커다란 쥐. /사진=연합뉴스
최근 전국 곳곳에서 빈대 목격담이 속출해 시민들의 불안이 가중된 가운데, 서울 지하철 한복판에 쥐가 출몰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하철 역사 내 쥐가 나타난 것은 이례적이다.

9일 서울교통공사 등에 따르면 퇴근 중이던 한 30대 직장인은 지난 6일 밤 11시께 영등포구청역 승강장 옆에서 꿈틀거리는 쥐를 발견했다.

이 직장인은 "집에 가려고 지하철을 기다리는데 뭔가 움직여서 봤더니 꼬리를 길게 늘어뜨린 쥐였다"라며 "지하철역에 쥐가 돌아다닐 수가 있나. 정말 깜짝 놀랐다"라고 연합뉴스에 전했다.
영상=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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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쥐는 지하철 승강장 근처를 돌아다니며 작은 구멍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밖으로 나오기를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지하철 관계자들은 역사 내 철저한 방역을 실시하고 있으며, 지난 5년간 전체 역사에서 쥐 관련 민원은 접수된 적이 없다고 부연했다.

유동 인구가 많은 지하철 내 쥐가 발견된 것과 관련, 일부 시민들은 우려하고 있다. 쥐는 렙토스피라증, 신증후군출혈열, 살모넬라증 등 사람에게 치명적인 전염병을 옮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렙토스피라증은 쥐의 배설물 속 바이러스가 사람의 피부, 결막, 점막을 통해 전염되고 발열과 두통, 오한, 심한 근육통, 안결각 충혈 등을 일으킨다. 질병은 수일에서 3주 정도, 또는 3주 이상 지속될 수도 있는데, 치료하지 않으면 회복까지 수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

신증후군출혈열은 쥐의 타액, 소변 분변이 공기 중 건조돼 사람의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고 고열과 오한, 두통, 구토, 복통과 출혈성 경향 및 신부전, 심혈관 장애 등 여러 복합 증세를 일으킨다.

한편 서울교통공사는 쥐 살충을 포함, 화장실은 주 2회, 대합실과 승강장, 고객안전실(역무실)은 월 3회 방역작업을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등포구청역은 이번 쥐 출몰과 관련해 2호선 구역을 포함한 같은 역사 내 5호선 구역까지 추가 방역을 실시하기로 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