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2차전서 kt 핵심 불펜 박영현 무너뜨리는 투런포 작렬
'역전포로 KS 2차전 데일리 MVP' LG 박동원 "정말 짜릿한 순간"(종합)
'거포형 포수' 박동원(33·LG 트윈스)이 개인 통산 첫 한국시리즈 홈런을 쳤다.

코너에 몰린 LG를 구한 짜릿한 역전 투런포였다.

자신의 꿈 '우승 포수'를 향해 날린 한 방이기도 했다.

박동원은 8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차전 3-4로 뒤진 8회말 1사 2루, kt wiz 불펜의 핵 박영현의 초구 시속 124㎞ 체인지업을 받아쳐 좌중간 담을 넘어가는 투런 아치를 그렸다.

이날 전까지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5경기 6이닝 무실점 역투를 이어간 박영현도 박동원의 간절한 스윙에 무너졌다.

박동원의 타구는 시속 166㎞로, 122m를 날아갔다.

타구와 배트가 파열음을 낸 순간부터, 박동원이 그라운드를 돌아 홈플레이트를 밟을 때까지 LG 팬들은 '노란 물결'을 일으키며 환호했다.

박동원의 역전포로 LG는 5-4로 승리했다.

박동원은 한국시리즈 2차전 데일리 MVP에 뽑혀, 상금 100만원을 받았다.

'역전포로 KS 2차전 데일리 MVP' LG 박동원 "정말 짜릿한 순간"(종합)
경기 뒤 박동원은 "8회에 타석에 들어서며 3루수를 바라봤다.

살아나가고 싶어서 기습 번트도 생각했는데 강공하길 잘했다"고 웃으며 "박영현 구위가 좋아서 배트가 밀리지 않게 타이밍에 신경 썼는데, 스윙이 잘 나왔다"고 짜릿한 순간을 회상했다.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박동원은 염경엽 감독을 포함한 모든 LG 선수단과 포옹했다.

박동원은 "짜릿했다.

선수들에게 너무 많이 맞기도 했다"며 "너무 좋아서 눈물 날 것 같았다.

동료들이 너무 때려서, 아픔 탓에 눈물이 살짝 고인 것 같기도 하다"고 농담을 섞어 환희에 잠겼던 순간을 떠올렸다.

이날 박동원은 LG 투수 8명과 배터리 호흡을 맞춰 추가점 허용을 막기도 했다.

그는 "우리 불펜진이 정규시즌보다 잘 던졌다.

정규시즌 때는 '반대 투구'도 나오는데 오늘은 제구가 좋았다"며 "상대는 계속 새로운 투수를 만나니까 쉽지 않을 것이다.

우리 투수들이 가진 구종이 달라서, 편하게 볼배합했다"고 즐거운 표정으로 투수들과의 호흡을 돌아봤다.

'역전포로 KS 2차전 데일리 MVP' LG 박동원 "정말 짜릿한 순간"(종합)
2009년 서울 히어로즈(현 키움)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박동원은 2014년과 2019년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한국시리즈를 치렀지만, 패배의 쓴맛을 봤다.

2022년 KIA 타이거즈로 트레이드된 박동원은 시즌 종료 뒤 LG와 4년 최대 65억원(계약금 20억원, 연봉 총액 45억원)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했다.

박동원은 "LG 타선은 나를 제외하면 정말 숨이 막힐 정도로 좋다.

포수로서, LG와 상대하지 않는 건 큰 행운"이라며 "기회가 있으면 우리 투수들에게도 'LG 타자들을 상대하지 않으니 얼마나 좋은가'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동원도 상대가 두려워하는 'LG 거포'다.

박동원은 올해 정규시즌에서 타율 0.249, 20홈런, 75타점을 올렸다.

LG 포수가 한 시즌에 20홈런 이상을 친 건, 2010년 조인성(28홈런) 이후 13년 만이다.

LG 유니폼을 입고 치른 한국시리즈에서도 박동원은 짜릿한 손맛을 봤다.

1차전에서 2-3으로 패하고, 2차전에서도 먼저 4점을 내주며 끌려갔던 LG는 박동원의 한 방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29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꿈꾸는 LG는 '우승 포수'를 노리는 박동원 덕에 이번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렸다.

잠실야구장을 노란 물결로 만든 LG 팬들도 기쁨을 만끽했다.

박동원은 "LG의 노란 수건이 많이 보였다.

우리 LG가 팬 2만명과 함께 싸운다는 생각이 들어 힘이 났다"며 "팬들께 정말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