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이 경기 성남 분당구 백현동 크래프톤타워 로비를 지나가는 모습 / 사진=신경훈 기자
직원들이 경기 성남 분당구 백현동 크래프톤타워 로비를 지나가는 모습 / 사진=신경훈 기자
올해 내내 부진했던 게임주들이 공매도 금지 효과에 힘입어 급등하고 있다. 2차전지주에 한 차례 급등세가 나타난 후 투자자들의 관심이 게임주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다만 게임주들의 기초 체력이 부실해진 만큼 단기적 급등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8일 오전 게임주 시가총액 1위인 크래프톤은 10.6% 오른 19만900원에 거래 중이다. 현재 거래량은 약 59만주로 지난 2월8일 이후 가장 많은 거래량을 보이고 있다. 엔씨소프트(3.7%), 넷마블(4.7%), 카카오게임즈(4.37%) 등 주요 게임주들도 대부분 강세다. 네오위즈홀딩스(11.5%), 위메이드(22.4%) 등은 더욱 높은 상승폭을 보이고 있다.
공매도 금지하니 이번엔 게임주 활활…크래프톤 10% 뛰었다
공매도 금지에 따른 쇼트커버(공매도 한 주식을 다시 매수하는 것) 수혜주로 게임주들이 주목받으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게임주로 향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게임사 시가총액 상위 6개사(크래프톤, 엔씨소프트,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펄어비스, 위메이드)의 연평균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은 △2021년 6.3% △2022년 12.4% △2023년 13.5%로 최근 2년간 공매도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종목별로 보면 지난 3일 기준 크래프톤의 공매도 잔고 금액이 850억원으로 게임주 중 가장 많았다. 이어 펄어비스(672억원), 넷마블(605억원), 카카오게임즈(535억원), 위메이드(513억원), 넥슨게임즈(194억원), 엔씨소프트(141억원) 순서다. 시총 대비 공매도 잔액 비중으로 보면 위메이드가 3.6%로 가장 높다.

공매도 잔액이 많다는 것은 향후 쇼트커버 물량이 그만큼 많이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국내 주요 공매도 세력인 외국인, 기관도 이날 게임주를 사들이고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이날 10시 기준 외국인은 크래프톤을 215억원, 기관은 위메이드를 35억원가량 순매수하고 있다.

다만 게임사들의 내년도 실적 전망이 낮아지고 있어 상승세가 단기에 그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의 크래프톤의 내년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3개월 전 7010억원에서 전날 6579억원까지 낮아졌다. 엔씨소프트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 전망치가 2411억원에서 1608억원, 카카오게임즈는 1297억원에서 974억원으로 줄었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마케팅비 부담 등 지출해야 할 비용은 점점 더 늘어나는데, 기존작들의 매출이 하락하는 속도가 더욱 빠르게 진행되면서 게임주의 펀더멘털이 급격히 훼손되고 있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