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석유류 불안' 석달째 3%대 물가상승…10월 3.8%↑(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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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범부처 특별물가안정체계 가동…연말 물가, 중동 유가흐름 주목
생활물가·신선식품지수 큰폭 상승…근원물가지수 점진적 하락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3개월 연속 상승 폭을 키우며 3.8% 올랐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으로 글로벌 유가의 변동성이 커진 데다, 이상기온과 맞물려 농산물값이 불안한 흐름을 이어간 탓에 소비자물가가 뚜렷하게 하향 안정화되지 못하는 분위기다.
2일 통계청의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37(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8% 올랐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 8월 3.4%, 9월 3.7%에 이어 더 높아지면서 7개월만의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작년 7월 6.3%를 정점으로 올해 7월 2.3%까지 내려온 물가 상승률이 3개월 연속으로 3%대에서 고점을 높이는 흐름이다.
◇ 유가 변동성에 '이상저온' 농산물값 변수
국내 헤드라인 물가에 큰 요인으로 작용하는 석유류 가격은 1.3% 하락했다.
다만 전월과 비교하면 1.4% 올랐다.
중동 전쟁 등의 요인으로 국제유가가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간 영향으로 해석된다.
통계청 김보경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11월 물가는) 국제유가나 환율 등 외부적 요인이 작용하지 않을까 싶다"면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농축수산물은 1년 전보다 7.3% 올라 전월(3.7%)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채소류(5.3%)를 비롯한 농산물이 13.5% 뛰면서 2021년 5월(14.9%) 이후 2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통상 농산물을 수확하는 가을에는 공급이 늘고 가격이 안정화하기 마련이지만, 올해는 이상저온으로 출하가 늦어지면서 가격불안이 생겼다.
농산물값이 10월 초중순까지 높은 흐름을 유지하다 보니, 월간 소비자물가에도 상승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농산물의 물가상승률에 대한 기여도는 0.61%포인트(p)였다.
농산물 가격이 전체 물가를 0.61%p가량 끌어올렸다는 뜻이다.
김보경 심의관은 "전기·가스·수도 가격이 지난해 10월 요금 인상 기저효과로 전년 동월 대비 상승 폭은 둔화했으나 농산물 상승률이 증가했다"며 "석유류 하락 폭도 축소되면서 상승률이 전월보다 높아졌다"고 말했다.
농산물값이 오르면서 '장바구니 물가' 지수들은 일제히 큰 폭 상승률을 보였다.
신선 어개·채소·과실 등 기상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변동이 큰 품목으로 구성된 신선식품지수는 12.1% 올랐다.
지난해 9월(12.8%)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가운데 신선과실지수는 26.2% 뛰어 2011년 1월(31.9%) 이후 12년 9개월 만에 가장 오름폭이 컸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4.6% 올랐다.
◇ 근원물가, 완만한 하락세…중동發 국제유가 관건
국제유가와 농수산물 요인을 제외하고 기조적인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근원물가' 지수들은 소폭 하락했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작년 동월보다 3.6% 올라 9월(3.8%)보다 상승폭이 다소 줄었다.
올해 1월 5.0%를 찍은 이후로 2~3월 4.8%, 4월 4.6%, 5월 4.3%, 6월 4.1%, 7~8월 3.9% 등으로 완만한 우하향 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3.2% 올랐다.
7~9월 3개월 연속으로 3.3%에 머물다가, 0.1%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기조적인 측면에서는 물가가 완만하게 하락하고 있지만, 정부의 기대치에는 못 미치는 수준으로 보인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날 '범부처 특별물가안정체계'를 가동하면서 "중동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이상저온 등으로 예상보다 물가 하락 속도가 더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한 것도 이런 기류를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연말로 가면서 조금씩 물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장보현 물가정책과장은 브리핑에서 "예상보다 유가가 높아지고 농산물값도 높아서 당초 흐름보다는 더디게 하락하고 있다"라며 "지금보다는 낮은 3%대 초중반으로 내려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당장 10월 물가에는 농수산물이 최대 변수로 작용했지만, 연말 인플레이션의 최대 변수는 역시나 국제유가다.
장 과장은 "국제유가가 기존 피크에서는 조금 떨어져서 배럴당 80달러대 중반인데 불확실성이 크다"라며 "중동지역 상황의 전개에 달려있어 변동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은행도 이날 "최근 유가·농산물 가격 상승 등을 감안할 때 향후 물가 흐름은 지난 8월에 발표한 전망 경로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생활물가·신선식품지수 큰폭 상승…근원물가지수 점진적 하락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3개월 연속 상승 폭을 키우며 3.8% 올랐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으로 글로벌 유가의 변동성이 커진 데다, 이상기온과 맞물려 농산물값이 불안한 흐름을 이어간 탓에 소비자물가가 뚜렷하게 하향 안정화되지 못하는 분위기다.
2일 통계청의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37(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8% 올랐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 8월 3.4%, 9월 3.7%에 이어 더 높아지면서 7개월만의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작년 7월 6.3%를 정점으로 올해 7월 2.3%까지 내려온 물가 상승률이 3개월 연속으로 3%대에서 고점을 높이는 흐름이다.
◇ 유가 변동성에 '이상저온' 농산물값 변수
국내 헤드라인 물가에 큰 요인으로 작용하는 석유류 가격은 1.3% 하락했다.
다만 전월과 비교하면 1.4% 올랐다.
중동 전쟁 등의 요인으로 국제유가가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간 영향으로 해석된다.
통계청 김보경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11월 물가는) 국제유가나 환율 등 외부적 요인이 작용하지 않을까 싶다"면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농축수산물은 1년 전보다 7.3% 올라 전월(3.7%)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채소류(5.3%)를 비롯한 농산물이 13.5% 뛰면서 2021년 5월(14.9%) 이후 2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통상 농산물을 수확하는 가을에는 공급이 늘고 가격이 안정화하기 마련이지만, 올해는 이상저온으로 출하가 늦어지면서 가격불안이 생겼다.
농산물값이 10월 초중순까지 높은 흐름을 유지하다 보니, 월간 소비자물가에도 상승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농산물의 물가상승률에 대한 기여도는 0.61%포인트(p)였다.
농산물 가격이 전체 물가를 0.61%p가량 끌어올렸다는 뜻이다.
김보경 심의관은 "전기·가스·수도 가격이 지난해 10월 요금 인상 기저효과로 전년 동월 대비 상승 폭은 둔화했으나 농산물 상승률이 증가했다"며 "석유류 하락 폭도 축소되면서 상승률이 전월보다 높아졌다"고 말했다.
농산물값이 오르면서 '장바구니 물가' 지수들은 일제히 큰 폭 상승률을 보였다.
신선 어개·채소·과실 등 기상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변동이 큰 품목으로 구성된 신선식품지수는 12.1% 올랐다.
지난해 9월(12.8%)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가운데 신선과실지수는 26.2% 뛰어 2011년 1월(31.9%) 이후 12년 9개월 만에 가장 오름폭이 컸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4.6% 올랐다.
◇ 근원물가, 완만한 하락세…중동發 국제유가 관건
국제유가와 농수산물 요인을 제외하고 기조적인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근원물가' 지수들은 소폭 하락했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작년 동월보다 3.6% 올라 9월(3.8%)보다 상승폭이 다소 줄었다.
올해 1월 5.0%를 찍은 이후로 2~3월 4.8%, 4월 4.6%, 5월 4.3%, 6월 4.1%, 7~8월 3.9% 등으로 완만한 우하향 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3.2% 올랐다.
7~9월 3개월 연속으로 3.3%에 머물다가, 0.1%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기조적인 측면에서는 물가가 완만하게 하락하고 있지만, 정부의 기대치에는 못 미치는 수준으로 보인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날 '범부처 특별물가안정체계'를 가동하면서 "중동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이상저온 등으로 예상보다 물가 하락 속도가 더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한 것도 이런 기류를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연말로 가면서 조금씩 물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장보현 물가정책과장은 브리핑에서 "예상보다 유가가 높아지고 농산물값도 높아서 당초 흐름보다는 더디게 하락하고 있다"라며 "지금보다는 낮은 3%대 초중반으로 내려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당장 10월 물가에는 농수산물이 최대 변수로 작용했지만, 연말 인플레이션의 최대 변수는 역시나 국제유가다.
장 과장은 "국제유가가 기존 피크에서는 조금 떨어져서 배럴당 80달러대 중반인데 불확실성이 크다"라며 "중동지역 상황의 전개에 달려있어 변동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은행도 이날 "최근 유가·농산물 가격 상승 등을 감안할 때 향후 물가 흐름은 지난 8월에 발표한 전망 경로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