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관 개설 10년만에 철수…2017년 대사 추방, 2019년엔 대사관 습격 당해
북한, 스페인 대사관 폐쇄…아프리카 이어 유럽서도 철수 확인
최근 우간다, 앙골라 등 아프리카에서 잇달아 재외 공관을 폐쇄한 북한이 스페인에서도 철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1일 스페인인민공산당(PCPE)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외교 문서 '구상서'에 따르면 주스페인 북한 대사관의 서윤석 임시 대리 대사는 지난달 26일 북한 외교 사절단의 철수를 알리며, 앞으로는 주이탈리아 대사관이 관련 업무를 담당한다고 밝혔다.

PCPE가 북한 측 인사와 면담한 기록의 일종인 구상서에는 북한이 스페인을 떠나기로 결정한 이유나 사정 등은 담기지 않았다.

주스페인 북한 대사관은 그간 여러 곡절을 겪은 곳이다.

2017년에는 대사가 추방당했고, 2019년에는 대사관이 습격당했다.

스페인 정부는 2017년 북한의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실험 등을 이유로 당시 김혁철 북한대사를 '페르소나 논 그라타'(외교상 기피인물)로 지정한 뒤 스페인을 떠나라고 명령했다.

스페인과 북한은 2001년 외교관계를 수립했으나 북한은 2013년에야 마드리드에 북한대사관을 개설할 수 있었고 이듬해 김혁철이 초대 북한 대사로 부임했다.

대사 추방으로 수장 없이 운영돼 온 주스페인 북한 대사관에서는 2019년 반(反)북한 단체인 '자유조선' 회원들이 침입해 컴퓨터와 USB, 휴대전화 등을 훔쳐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최근 재외 공관을 연쇄 철수한 배경에 대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강화로 외화벌이에 차질을 빚어 공관 유지가 어려워 철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