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마스터스 대회에서 우승한 욘 람. AP연합뉴스
지난 4월 마스터스 대회에서 우승한 욘 람. AP연합뉴스
내년 골프 메이저대회에서 LIV 골프 선수들을 보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명인열전' 마스터스 대회가 세계랭킹을 기준으로 출전자격을 결정하는 원칙을 내년에도 고수하겠다고 밝히면서다.

마스터스 대회를 개최하는 오거스타 내셔널GC의 프레드 리들리 회장은 26일(현지시간)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올해 대회에도 LIV 골프 선수들의 초청 여부를 두고 말이 많았지만, 우리는 출전 자격을 갖춘 선수들을 모두 초청한 바 있다"며 "2024년 대회도 마찬가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출전 자격이 있다면 마스터스 무대에 설 수 있지만 특별한 예외를 두지 않겠다는 원칙을 밝힌 것이다.

마스터스 대회는 특정 시점에 세계랭킹 50위 이내의 선수들을 초청한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나 DP월드투어 성적을 바탕으로 세계랭킹 포인트를 충분히 쌓아야 하는 셈이다.

문제는 LIV골프 선수들이다. LIV골프 대회는 세계랭킹 포인트를 인정받지 못하는 상태다. 올해 마스터스 출전선수 87명 가운데 LIV골프 선수가 단 18명에 불과했던 이유다. 그나마도 필 미컬슨, 버바 왓슨, 패트릭 리드, 더스틴 존슨(이상 미국),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샬 슈워츨(남아공) 등은 전 마스터스 우승자였다. 세계랭킹으로 출전자격을 따낸 것은 캐머런 스미스(호주), 브라이슨 디섐보, 브룩스 켑카(미국) 등 9명에 그쳤다. 적은 인원이었지만 올해 마스터스에서 미컬슨과 켑카가 마지막까지 우승경쟁을 펼치며 선전했다.

LIV골프 선수들이 내년에도 메이저 대회에 출전하려면 세계랭킹 포인트를 쌓아야 한다. 하지만 LIV골프는 내년에도 세계랭킹 포인트를 얻지 못한다. 시간이 갈 수록 LIV골프 선수들의 세계랭킹이 더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현재 세계랭킹 50위 이내에 이름을 올린 LIV골프 선수는 켑카(18위)와 스미스(19위) 뿐이다. 때문에 미컬슨 등 LIV골프 선수들은 "이제 세계랭킹은 선수들의 실력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다"며 "메이저 대회는 LIV 선수들의 출전 기회를 다른 방식으로 배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또다른 메이저 대회인 디 오픈 역시 LIV골프 선수들을 위한 특별한 배려를 내놓을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이 나온다. 디오픈 역시 특정 시점 기준 세계랭킹 50위 이내의 선수들만 출전할 수 있다. 디오픈을 주관하는 영국 R&A 마틴 슬럼버스 대표는 "2024년 대회 출전 자격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슬럼버스 대표는 "디오픈 출전 자격은 항상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출전하도록 설계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최근 언론에서 제기하고 있는 부분과는 다른 성격"이라며 LIV 선수들을 위한 혜택을 별도로 마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