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서 압도적 지지받아…'공직 출마 금지' 논란은 해결 안돼
베네수 마차도, 대선 야권 단일후보로 선출…실제 출마는 불투명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둔 남미 베네수엘라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현 대통령의 '대항마'로 꼽혀온 정치인이 야권 경선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으면서, 야권후보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23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야권 대선후보 예비선거(경선) 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경선의 개표 결과 개표율 26.06% 기준 야당인 '벤테 베네수엘라'(VV)의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55) 정책 고문이 93.13%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2위인 민주행동당 카를로스 프로스페리(45)는 4.75%를 득표하는 데 그쳐 마차도 고문이 일찌감치 1위를 확정했다.

중도우파로 분류되는 마차도 고문은 마두로 대통령에게 맞서 지지층을 결집해온 '야권 최고 지도자'로 꼽힌다.

국회의원을 지낸 그는 국영 석유기업(PDVSA) 민영화와 국가채무 조정 등 "마두로 실정을 바로 잡겠다"는 포부를 일찌감치 피력했다.

마차도 고문은 특히 2017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일어난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 깊숙이 관여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시위대는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과 조기 선거 실시 등을 거세게 요구하며 곳곳에서 경찰과 충돌했으며, 이 과정에서 최소 8명이 숨지는 등 인명 피해가 속출했다.

베네수 마차도, 대선 야권 단일후보로 선출…실제 출마는 불투명
마차도 고문은 내년 치러질 대선에서 마두로 대통령과 정면 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2018년 재선한 마두로 대통령은 3선 도전을 기정사실로 한 상태다.

높은 지지율에도 마차도 고문의 출마 가능성은 아직 안갯속이다.

마차도 고문은 '부패 혐의에 연루돼 있다'는 마두로 정부의 공세를 받고 있고, 마두로의 측근이 감사원장을 맡은 감사원은 지난 6월 그에게 15년간 공직에 진출하지 못하는 처분을 내렸기 때문이다.

최근 베네수엘라 정부·여당과 야당 대표단이 내년 공정한 대선을 치를 것을 골자로 한 합의서에 서명했으나, '마차도의 공직 출마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정부·여당 협상 대표단을 이끄는 호르헤 로드리게스 국회의장은 마차도 고문의 해금 여부와 관련해 "(그는) 선거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마차도 출마를 둘러싼 논란은 베네수엘라에서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마차도 고문은 전날 밤 '승리 선언' 연설에서 "2024년에 우리는 마두로 정권을 축출하고 국가 재건을 시작할 것"이라며 "경선은 끝이 아닌 (마두로) 종말의 시작점"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