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추모음악회 무대 오른 조성진 '각별한 인연'
지난 19일 경기 용인 삼성전자 인재개발원 콘서트홀에서 열린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3주기 추모 음악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전 리움 관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삼성가(家)와 삼성 사장단, 지역 주민 등 1000여 명이 참석한 무대에 젊은 남성이 올랐다.

주인공은 유럽 전역을 넘나들며 활동하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조성진(사진). 서울 예술의전당 등 전용 콘서트홀에서 표를 사고 입장한 관람객을 대상으로 연주하는 그가 특정 기업의 기념식 무대에 오른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2016년부터 이어온 삼성과의 오랜 인연 때문이다. 2015년 한국인 최초로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조성진이 이듬해 한국에서 연 갈라 콘서트를 삼성이 후원한 게 계기였다. 삼성은 같은 해 열린 호암상 기념행사에서 관례적으로 해온 신라호텔 만찬을 26년 만에 없애고 조성진 독주회로 대체했다.

이런 인연으로 조성진은 2020년 이건희 회장이 별세했을 때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조성진은 올해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의 인재 제일 정신을 기리기 위해 1990년 제정한 ‘삼성호암상’ 예술상의 역대 최연소 수상자로 선정됐다. 홍 전 관장은 지난해 10월 이 회장과 LG아트센터를 찾아 공연을 관람할 정도로 ‘조성진 팬’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음악회 무대엔 삼성으로부터 악기 후원을 받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박수예, 비올리스트 이해수, 첼리스트 한재민·이원해 등도 함께 올랐다. 전날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 신경영 3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는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특별 공연이 마련됐다. 이 선대회장은 생전 백건우의 해외 연주 활동을 후원한 바 있다. 백건우는 2000년 삼성호암상 예술상을 받았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