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미국경제…16년만 고점 찍은 국채 금리 [나수지의 미나리]
18일(현지시간) 미국증시 오전장에서 국채금리는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장 중 한 때 4.9%를 넘어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여러 경제 데이터들이 여전히 미국 경제가 튼튼하다는 점을 뒷받침했기 때문입니다. 최근 발표된 9월 고용보고서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 소매판매 데이터가 모두 예상치를 크게 웃돌면서 미국 경제는 예상보다 강하다는 점을 보여줬습니다. 이런 점 때문에 시장에서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올리거나, 높은 수준의 금리를 오래 유지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Fed워치는 11월 FOMC 금리 인상 가능성은 6% 가량으로 낮게 보고 있지만,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38%로 지난주의 28%보다 10%P 이상 금리인상 기대치를 높여잡았습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분쟁은 갈수록 격화하고 있습니다. 전 날 가자지구의 알아홀리병원에서는 대규모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을 몇 시간 앞두고 발생한 폭발이었습니다. 이슬람권 국가들은 폭발을 이스라엘군 소행으로 단정지었습니다. 알자지라 등 아랍권 언론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사상자가 500명 이상 발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반면 이스라엘군은 드론 촬영 영상을 제시하면서 "폭발형태 등을 감안했을 때 이스라엘 무기와 거리가 멀다"며 "가자지구 내 급진적 무장단체인 이슬라믹지하드가 로켓을 발사하면서 알아홀리병원 일대를 지나며 폭발이 발생했다"고 반박했습니다. 이 날 이스라엘을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도 "이스라엘군이 아니라 다른 팀이 한 것 처럼 보인다"며 이스라엘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중립을 지키고 있었던 주변국 정부도 이스라엘에 등을 돌리고 있습니다. 요르단은 바이든 대통령 회담을 취소했습니다. 이스라엘과 수교를 추진하던 사우디도 "이스라엘 점령군이 가자지구 내에서 범죄를 저질렀다"며 비판했습니다.

이스라엘 하마스 분쟁이 확산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유가가 오르고, 금 달러 등 안전자산 가격도 상승했습니다. 이 날 서부텍사스유(WTI)는 장중 한 때 2% 이상 오른 배럴당 89.88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이란 외무장관이 이슬람 국가 국제기구인 OIC 회원국들에게 이스라엘을 제재하고 이스라엘에 대한 석유 판매를 금지해야한다고 촉구한 것도 유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스라엘의 원유 수입량은 전세계 원유 공급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고, 중동에서 수입하는 물량도 거의 없지만, 시장은 이를 계기로 분쟁의 골이 더 깊어질 것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이 날 발표된 미국 원유재고가 생각보다 많이 줄어든 것도 유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미국 원유 재고는 전 주 대비 449만배럴 줄었습니다. 예상치는 30만배럴 감소였는데 이보다 훨씬 재고가 많이 줄어든겁니다. 안전자산인 금은 장 중 한 때 1.42% 올랐고, 달러인덱스도 0.26%오른 106.53에 거래됐습니다.

뉴욕=나수지 특파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