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자리 초대받아 강제 추행"…벌금형에 구속은 면해
길라드 전 호주총리의 과거 연인, 성추행 혐의로 유죄 판결
줄리아 길라드 전 호주 총리와 사실혼 관계였던 전 연인 팀 매티슨(66)이 성추행 혐의로 벌금형을 받았다.

19일(현지시간) 호주 AAP통신 등에 따르면 멜버른 치안 법원은 한 여성을 강제 추행한 혐의로 매티슨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다.

법원에 따르면 매티슨은 2022년 3월 평소 알고 지내던 여성으로부터 집으로 저녁 식사 초대를 받았다.

그는 이 자리에서 여성이 거부하는데도 강제로 몸을 만지는 등 추행했다.

매티슨은 다음날 이 여성과 다시 만나서는 웃으며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 여성은 경찰에 성추행당했다고 신고했다.

법정에서 피해 여성은 당시 상황에 대해 "혼란스럽고 화가 났으며 완전히 무시당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또 이 사건 이후 생긴 불안감 때문에 다른 곳으로 이사 가야 했고 거식증에 걸리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이와 관련 매티슨의 변호인은 매티슨이 당시 취한 상태였고 사건에 대한 기억이 불분명하다면서도 잘못을 인정하며 후회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이번 사건이 친밀한 사이에서 벌어진 성추행이라고 판단한 뒤 매티슨에게 7천 호주달러(약 600만원)의 벌금형을 내렸다.

다만 그를 구속하지는 않았다.

미용사 출신인 매티슨은 호주 최초 여성 총리인 길라드 전 총리의 연인으로 유명해졌다.

두 사람은 2004년 손님과 미용사로 처음 만났고 2006년 연인이 되면서 함께 살았다.

2010년 길라드가 총리에 올랐을 때도 총리 관저에서 함께 생활했고, 길라드 전 총리가 해외 순방에 나설 때도 다른 정상의 남편처럼 동행했다.

다만 국가 정상의 남편을 '퍼스트 젠틀맨'(Gentleman)이라 부르는 것과 달리 그는 정식 혼인 관계가 아니어서 '퍼스트 블로크(Bloke)'라 불렸다.

블로크는 남성을 일컫는 속어다.

두 사람은 길라드 전 총리가 퇴임한 이후에도 함께 살았지만, 길라드 전 총리가 거처를 호주에서 영국 런던으로 옮기면서 소원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길라드 전 총리는 2022년 3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두 사람이 1년 반 전에 헤어졌다고 말해 결별을 공식화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