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 나선 두산, 벼랑 끝 승부
이승엽 감독 "감각 떨어진 김재환 제외…곽빈 버티면 승산 있어"
비기거나 패하면 가을 무대에서 퇴장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이승엽(47) 두산 베어스 감독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사령탑으로 치르는 첫 포스트시즌을 벼랑 끝에서 시작하지만, 부담감은 홀로 짊어지고 싶어 했다.

2023 한국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서막을 여는 19일 창원NC파크에서 만난 이승엽 감독은 "정규시즌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오늘 지면 끝이라는 경계심은 느끼고 있다"고 운을 뗐다.

정규시즌을 5위로 마친 두산은 '1승'을 안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시작한 4위 NC 다이노스에 패하거나 비기면, 준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내준다.

KBO가 2015년 도입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5위가 4위를 넘어선 적은 아직 한 차례도 없다.

불리한 상황이지만, 두산은 확실한 선발 카드 곽빈, 브랜든 와델을 아끼고서 정규시즌을 마쳐 사상 첫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업셋의 희망을 품고 있다.

이승엽 감독은 "두산이 NC를 꺾고 준PO에 나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는 덕담에 "그건 예상일 뿐"이라고 조심스럽게 답하면서도 "그런 평가가 기분 나쁘지는 않다"고 했다.

이승엽 감독 "감각 떨어진 김재환 제외…곽빈 버티면 승산 있어"
이날 두산은 정수빈(중견수)∼김재호(유격수)∼호세 로하스(지명타자)∼양의지(포수)∼양석환(1루수)∼강승호(2루수)∼김인태(좌익수)∼허경민(3루수)∼조수행(우익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NC 선발 라인업은 손아섭(지명타자)∼박민우(2루수)∼박건우(우익수)∼제이슨 마틴(중견수)∼권희동(좌익수)∼김주원(유격수)∼서호철(3루수)∼김형준(포수)∼도태훈(1루수) 순이다.

이승엽 감독은 "(왼손 거포) 김재환은 손바닥 부상 탓에 정규시즌 말미에 연이어 결장했다.

현재 손바닥 상태는 좋아졌지만, 경기 감각이 떨어졌다"고 김재환을 벤치에 둔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큰 경기에서는 유격수 수비가 무척 중요하다"고 유격수 김재호를 기용한 이유도 밝혔다.

이승엽 감독은 1차전 승리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2차전으로 끌고 가고, 브랜든으로 승부를 거는 그림을 꿈꾼다.

이 감독은 "브랜든을 1차전에서 당겨쓸 생각은 없다.

선발 곽빈이 5회까지만 잘 막아주면, 이영하, 김명신, 박치국, 홍건희, 정철원 등 뒤를 책임질 불펜진이 있다"며 "정규시즌 선발 요원이었던 왼손 최승용도 불펜에 가세한 터라, 곽빈이 잘 버티면 오늘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예상했다.

두산은 치열하게 3위 싸움을 펼치다가, 5위로 정규시즌을 마감했다.

22일 창원에서 개막하는 아시아사격선수권 때문에 대구에 숙소를 잡아야 하는 불편함도 감수했다.

선수들은 물론이고 이승엽 감독도 실망감을 느꼈다.

하지만, 이 감독은 훈련 내내 밝은 표정으로 선수들을 다독였다.

이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밝은 모습으로 경기할 수 있게 돕고 싶다.

현역 때는 직접 뛰었지만, 지금 나는 선수들에게 용기를 주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 자리에 있다"며 "오늘도 우리 선수들이 자기 능력을 모두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