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주간 기준 4주 만에 반등했다.

고금리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무력 충돌이 전쟁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투자자들을 긴장시켰다.

그러나 미국 국채 금리와 국제유가가 예상 밖의 차분한 흐름을 보인 가운데 국내 대장주 삼성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이 내놓은 기대 이상의 분기 실적이 업황 개선 기대감을 높이면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13일 2,456.15로 1주일 전인 지난 6일(2,408.73)보다 1.97% 올랐다.

앞서 3주간 7.40%의 누적 하락률을 기록한 뒤 4주 만에 주간 상승세로 돌아섰다.

한 주 동안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5천50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하고 개인도 6천60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으나, 기관이 1조1천900억원을 순매수하며 반등을 이끌었다.

코스닥지수도 822.78로 전주(816.39)보다 0.78% 올라 8월 말 이후 6주 만에 주간 오름세를 보였다.

앞서 5주간 11.24%의 낙폭을 기록했다.

[증시 풍향계] 반등세 이어갈까…전쟁·금리보다 실적
지난 주초 이·팔 충돌 사태가 고금리·고유가 등 대내외 악재로 취약해진 국내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칠 악영향에 대한 우려가 높았으나, 시장 충격은 의외로 크지 않았다.

양측 모두 산유국이 아닌 데다 주변국들이 개입을 자제하면서 국제유가는 단기 급등 후 안정세를 보였다.

미국 비농업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크게 웃돈 가운데 주 중반 공개된 미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도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고금리 장기화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그러나 국채 금리 상승으로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이유가 줄었다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인사들의 발언이 주중 이어지면서 우려를 상쇄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이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3분기 잠정실적을 공개하면서 투자심리를 호전시키는 역할을 했다.

양사의 3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각각 30%와 10% 상회했다.

이번 주(16~20일)도 국내외 주요 기업들의 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지면서 기업 성적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팔 사태나 미국 금리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윤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관련 변동성은 당분간 어쩔 수 없겠지만 지금까지는 금리에만 민감했다면 앞으론 주요 기업 실적에 따라 주가가 좌우되는 흐름이 나올 것으로 본다"며 "미국에서도 이번 주 금융주에 이어 다음 주부터 테슬라 등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있기 때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테슬라는 오는 18일(현지시간) 3분기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가 좋은 출발을 보였지만 그동안 주가가 많이 올라서 부담을 느낀 이차전지 업종에서 좋은 성적표를 내줘야 조정이 마무리되고 반등을 연장할 명분이 될 수 있다"며 "그렇지 않다면 가격조정보다 기간조정으로 갈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팔 사태에 대해선 "확전이나 장기화 여부가 중요하다"며 "유가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냐가 증시에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증시 풍향계] 반등세 이어갈까…전쟁·금리보다 실적
증시가 기업 실적을 모멘텀으로 삼아 반등을 모색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의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 공개로 3분기 실적 시즌에 대한 불안심리를 잠재우고 밸류에이션 매력을 배가시키는 계기가 됐다"며 "코스피 2,450선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률(PER) 10.3배로 여전히 저평가 영역에 있어 2,630선까지 반등 여력이 있다"고 봤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장 많은 (국내) 대형주 실적 발표가 집중되는 시기는 10월 넷째주여서 금주는 본격적인 실적 발표에 앞선 관망 모드가 예상된다"며 "투자자들은 금리상승 압력 완화와 반도체 등 개별 기업 호재에 보다 관심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은 이번 주 코스피 전망치를 2,420~2,540으로 제시했다.

이번 주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일정(한국 기준)은 다음과 같다.

▲ 17일(화) = 미국 9월 소매판매·9월 산업생산
▲ 18일(수) = 중국 3분기 국내총생산(GDP)·9월 산업생산·9월 소매판매, 미국 9월 주택건축허가·9월 주택착공건수
▲ 19일(목) = 10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미국 9월 기존주택매매·9월 경기선행지수, 테슬라·넷플릭스 3분기 실적 발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