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노호텔앤리조트에서 7년 연속 전국 회원권 분양실적 1위를 달성한 영업전문가 정준교 씨가 비즈니스 비결을 알려준다. ‘나와 맞지 않는 고객은 빨리 정리하라’ 등 현실적인 조언을 담았다. 고객 관리와 사람 관리를 안다면 누구든 업계 1위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상상력집단, 248쪽, 1만8000원)
“드디어 나왔군요.” 최근 <자연에 이름 붙이기>가 국내 출간되자마자 온라인 서점에는 독자들의 이런 환영 댓글이 줄을 이었다.책의 저자는 한국계 과학자이자 뉴욕타임스의 과학 칼럼니스트 캐럴 계숙 윤. 국내 처음 소개된 저자의 책에 독자들이 일찌감치 환호한 것은 베스트셀러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에서 “경이로운 책”으로 언급된 후광 효과 덕분이다.2021년 국내 출간된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아직도 서점가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현재까지 20만 부 이상 팔렸다. 이 책이 <자연에 이름 붙이기>를 호평했는데, 당시 국내에 출간되지 않아 독자들에게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자연에 이름 붙이기>는 제목을 배반하는 책이다. 제목처럼 과학자들이 생명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무리 짓는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쓰기 시작했지만, 이런 분류법이 오히려 자연에 대한 인류의 이해를 훼손한다는 깨달음에 도달한다. 예측을 배반하는 이야기는 흥미로운 법이다.‘어류’는 배반 이야기의 핵심이다. 어떤 과학자들은 생명의 질서를 진화적으로 올바르게 밝혀내면 ‘어류’라는 분류군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우리가 물고기라고 생각하는 생물들의 조상을 하나하나 따져보면 그 조상이 파충류, 심지어 인간까지 또 다른 후손으로 두고 있는 경우가 있다. 진화적으로 하나의 계통을 찾을 수가 없다는 뜻이다.“빨간 점이 있는 모든 동물을, 또는 시끄러운 포유류를 통합적인 단일 분류군으로 묶을 수 없듯이, 어류도 그런 단일 분류군이 아니라는 것이다.”이 대목에서 독자들은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를 떠올릴 수밖에 없다. 이 책은 에세이와 학술서를 현란하게 넘나들며 어류가 환상에 불과하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결국 독자는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가 <자연에 이름 붙이기> 진화 버전이고, 결국 조상 책은 읽을 필요가 없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품게 된다.하지만 두 책은 종이 전혀 다르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저자 개인의 서사, 자기고백적 이야기가 주요 축이라는 점에서 호불호가 갈린다. <자연에 이름 붙이기>는 과학에 좀 더 집중한다. 정통 과학서에 가깝다. 칼 린나이우스, 찰스 다윈 등 분류학에 매달려온 과학자들의 역사부터 짚는다.책은 과학이 수백 년간 만들고 폐기한 분류가 인류의 본능적 이해와 어긋난다고 말한다. 어류의 사례에서 보듯이. 역사적 분류를 하나 버리는 일은 과학자들에겐 성취일지 몰라도 비과학자들에겐 혼란의 시작이다.그러므로 저자는 “과학과 상식을 조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인간에게는 생명의 세계를 인식하는 본능적 감각 ‘움벨트(Umwelt)’가 있다고까지 주장한다. 과학자들이야 “생명의 진화적 마디들을 따라 세계를 계속 조각해 나가야” 하지만, 과학자가 아닌 일반인은 움벨트를 되찾고 생명의 세계를 자신만의 시각으로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 주장에 동의하느냐 여부가 이 책에 대한 판단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책이다. 온라인 서점에는 출판사가 다른 두 책을 묶어 파는 세트 상품도 올라와 있다. 두 책 모두 정지인 번역가가 한국어로 옮겼다. 번역가가 이들 책이 다루는 공통 주제를 깊이 이해하고 있다는 점도 두 책을 함께 읽기 좋은 이유 중 하나다.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올봄 국내 출간 이후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내려올 줄 모르는 <도둑맞은 집중력>. 이 책은 저자가 미국 매사추세츠주 외딴 마을 프로빈스타운으로 향하며 시작됩니다. 여행의 목표는 3개월간 인터넷에 접속하지 않는 것. 프로빈스타운을 ‘틀어박힐 장소’로 점찍은 건 우연이 아닙니다. 미국 북동부의 땅끝마을인 이곳은 <월든>을 쓴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즐겨 찾던 곳이니까요.소로의 <월든>은 흔히 ‘귀농인들의 성경’으로 불립니다. 도시 문명과 단절한 채 자연에 파묻혀 지내는 삶을 다뤘기 때문이죠. 간디와 톨스토이가 사랑한 책, ‘무소유’를 외쳤던 법정 스님이 생전 마지막까지 곁에 둔 책으로도 유명합니다.소로는 매사추세츠주 월든 호숫가에 직접 오두막을 짓고 1845년부터 1847년까지 2년2개월2일간 홀로 지냈습니다. 자급자족으로 생활을 꾸렸습니다. 그 경험을 담아 1854년 출간한 책이 <월든>이에요.소로는 왜 외딴집으로 걸어 들어갔을까요. 그는 “내가 숲으로 들어간 것은 나 자신이 의도한 대로 삶의 본질적인 사실만을 앞에 두고 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스스로 인생의 가르침을 온전히 익힐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서였고, 죽음을 맞았을 때 내가 헛되이 살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하고 싶어서였다. 나는 삶이 너무 소중해 삶이 아닌 삶을 살고 싶지 않았다.”그렇다고 소로가 무정부주의자거나 모든 물질문명을 부정한 건 아니에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소로는 하버드대를 졸업한 뒤 아버지가 세운 연필 공장에서 직접 연필을 개발하고 판매한 사업가이자 공학자였어요.2년2개월2일간의 오두막 생활은 ‘실험’에 가깝습니다. 자신이 어디까지 자립할 수 있고 어디까지 버릴 수 있는지 확인하는. 나아가 이 실험은 소로 스스로에게 ‘나의 삶에는 무엇이 필요한가’ ‘나의 삶을 구성하는 건 뭔가’ 하고 질문을 던집니다. 소로는 말합니다. “사람들 대부분은 집이 무엇인지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이웃이 소유한 정도의 집은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소로는 기계에 업히듯 생각 없이 일하는 삶, 생애를 흥청망청 낭비하는 삶이 아니라 “시적인 삶이나 신성한 삶을 영위할 정도로 깨어 있는” 삶을 꿈꿨습니다.소로의 말들은 “바쁘다, 바빠. 현대 사회!”를 유행어처럼 외치는 21세기 한국에서는 영 요원한 일처럼 들리기도 해요. 그러나 “시간은 내가 낚싯줄을 내리는 강물일 뿐이다” 같은 문장을 읽다 보면 소로의 2년2개월여의 오두막 생활을 간접 체험할 수 있습니다. 마음에 잔물결이 일고, 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볼 때처럼 영혼이 정화되는 기분도 들고요. 번역가 정회성은 “<월든>은 이 시대의 쉼표 같은 책”이라고 말했어요.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신은 죽었다!”독일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1844~1900)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이다. 신의 세계와 인간 세계를 구분하는 기독교적 이분법에서 벗어나, 실제 땅을 밟고 살아가는 인간으로 철학의 지평을 넓혔다. 이런 생각은 저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가상의 인물 차라투스트라의 입을 빌려 기술됐다.‘신의 죽음’을 선고한 니체 본인은 어떻게 생을 마감했을까. 지난 100여 년간 그의 사인은 매독으로 알려졌다. 근거부터 의심스러운 데다 증상도 보이지 않았는데 말이다. 그를 돌본 누이가 히틀러의 열렬한 지지자였던 탓에, 나치에 반감을 품은 후대 학자들이 매독이라는 딱지를 붙였다.갈수록 심해졌다는 어지럼증과 불면증에 관한 기록을 보면 뇌종양이 유력한 사인(死因)이다. 잦아드는 시력으로 안경에 의지했고, 두통은 산책으로 돌파했다. 글을 읽고 쓸 수 있는 시간보다 혼자 사색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그렇게 그의 문체는 추상적인 비유와 상징으로 가득해졌다. 차라투스트라가 내뱉은 복잡한 말들이 오늘날 독자에게 ‘두통’을 일으키는 이유다.최근 출간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아팠다>는 세계사에 족적을 남긴 유명인들의 질환을 조명한 책이다. 위인들의 ‘병원 차트’와 이들이 감내한 고통의 시간을 통해 그들의 삶과 철학을 돌아본다. 제목은 니체의 저서를 패러디했다. 체온계를 물고, 머리에 얼음주머니를 얹은 니체의 삽화부터 호기심을 자아낸다.과학·의학전문기자 출신 이찬휘 저자, 테크기업 테크업의 허두영 대표, 판타지와 공상과학(SF) 분야의 강지희 작가가 함께 썼다. 세 명의 관심사가 조금씩 달라서일까. 책은 예술가부터 학자, 정치인, 종교인 등 폭넓은 인물을 다룬다. 당뇨병을 앓던 폴 세잔이 왜 유독 사과 정물화를 많이 남겼는지 등 인물들의 생애를 색다른 관점에서 풀어냈다.다시 니체의 일화. 일찍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고. 위인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질환이, 어쩌면 이들 업적의 숨은 공신일지도 모른다.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