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골퍼, 78년 만에 PGA 커트 통과하나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남자 선수들과 성(性)대결에 나선 여성 장타자 렉시 톰프슨(28·미국·사진)이 커트 통과 희망을 살린 채 대회 첫날을 마쳤다.

톰프슨은 13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TPC 서머린(파71)에서 열린 PGA투어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 1라운드에서 16번홀까지 버디 3개와 보기 2개, 더블 보기 1개를 묶어 1오버파를 기록했다. 일몰로 경기가 중단되면서 톰프슨은 2개 홀을 남긴 가운데 공동 76위에 자리했다. 그는 17번홀(파3)에서 6m 파 퍼트를 남겨 놓고 볼 위치를 표시한 뒤 클럽하우스로 돌아왔다.

이번 대회 출전을 위해 일정까지 조정한 톰프슨은 2라운드에서 타수를 더 줄여 공동 65위 내에 들면 결선 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다. 톰프슨 이전에 PGA투어에 도전한 여자 선수 6명 가운데 커트 통과를 한 건 베이브 디드릭슨 자하리아스(1911~1956년)가 유일하다. 자하리아스는 1945년 투산 오픈과 피닉스 오픈에서 커트 통과한 경험이 있다. 이후 안니카 소렌스탐(53·스웨덴), 미셸 위(34·미) 등이 남자 대회 문을 두드렸으나 벽을 넘지 못했다. 톰프슨은 2라운드에서 여자 선수로는 78년 만의 커트 통과에 도전한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를 대표하는 장타자인 톰프슨은 이날 드라이버로 최대 316야드를 보내 여전한 장타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이 기록이 출전 선수 전체 129위였을 정도로 남자 선수들과 힘의 차이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 톰프슨의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는 301야드로 전체 114위였다. 톰프슨은 “괜찮은 경기였지만 몇 개 홀은 그리 좋지 못했다”며 “이런 게 골프”라고 말했다.

‘디펜딩 챔피언’ 김주형(21)은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묶어 3언더파로 무난한 출발을 알렸다. 공동 21위. 9언더파 62타를 휘두른 선두 보 호슬러(28·미)에 6타 뒤져 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김주형은 2년 연속 우승과 PGA투어 통산 세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