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대학생 등 4명 692대1 경쟁률 뚫고 선발…21일 ADEX서 국산항공기 비행 체험
베트남 이민자·순직 조종사의 형 '국민 조종사'로 창공 누빈다
공군 조종사와 군 항공기에 동승할 '국민 조종사'로 베트남 출신 이민자와 순직 조종사의 가족 등 네 명이 선발됐다.

공군은 베트남 결혼이민자인 이호정(41) 씨와 순직 공군 조종사의 형인 김종섭(49) 씨, 신촌세브란스병원 교수 김의현(47) 씨, 대학생 유동현(26) 씨 등을 선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이호정 씨는 2001년 결혼과 함께 한국으로 이주해 2007년 귀화했고, 은행원과 베트남어 강사 등으로 일하면서도 경비행기 조종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분주한 삶을 살아왔다.

그는 "한국 엄마들과 결혼이민자들에게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고 도전 이유를 밝혔다.

김종섭 씨는 2005년 7월 13일 서해상에서 야간 작전 중 순직한 제10전투비행단 소속 F-5 조종사 고(故) 김종수 소령의 친형이다.

아버지의 부재에도 반듯하게 성장해준 동생의 자녀들에게 아버지의 멋졌던 모습을 기억하게 해주고 싶어 군 항공기에 탑승을 지원했다.

김의현 씨는 뇌종양 환자를 수술·치료하는 신경외과 의사다.

그는 분초를 다투는 위험한 수술을 장시간 집도하는 것과 공군 조종사들이 고난도 비행 임무에서 사투를 벌이는 것이 닮았다고 여겨 국민 조종사에 도전했다.

베트남 이민자·순직 조종사의 형 '국민 조종사'로 창공 누빈다
유동현 씨는 2018년 사하라 사막과 고비 사막, 아타카마 사막, 남극 등에서 펼쳐진 4대 극지마라톤을 최연소로 완주해 기네스북에 등재된 청년이다.

이들은 역대 최고인 692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됐다.

이들 4명은 오는 21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개막하는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2023'(서울 ADEX 2023)에서 공군 전투 조종사들과 함께 T-50, FA-50 등에 탑승해 약 1시간 비행 체험을 한다.

서울공항을 이륙, 험준한 태백산맥을 지나 동해안의 정동진과 삼척 해안까지 대한민국의 영토 곳곳을 둘러보고 임무공역에 진입해 전투조종사들의 공중 전투·전술임무 기동을 체험하고 서울공항으로 귀환할 계획이다.

이어 공군 참모총장이 공군 조종사의 상징인 '빨간 마후라'(머플러)를 수여하며 국민 조종사로 임명한다.

한편 공군은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해 명예 조종사로 주한미군 제7공군 제51전투비행단 공보장교 미셸 장 중위를 선정했다.

장 중위의 할아버지는 6·25전쟁 당시 대한민국 공군 항공기 정비병으로 싸운 참전용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