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서 세계불꽃축제…폭죽 10만발 장관
추위에 담요·핫팩도 등장…'명당 잡자' 오전부터 북새통
7일 저녁 어두운 서울 밤하늘이 10만여발의 불꽃으로 환히 밝혀지는 순간마다 환호성과 감탄이 일제히 터져 나왔다.

'2023 서울세계불꽃축제'를 보기 위해 이날 저녁 가족과 연인, 친구와 함께 여의도 한강공원을 찾은 시민들은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은 불꽃을 바라보며 가을을 만끽했다.

오후 7시20분께 사회자의 카운트다운에 맞춰 폭죽이 연달아 터지자 새까만 밤하늘은 금세 형형색색의 불꽃으로 물들었다.

중국팀에 이어 한국팀이 준비한 불꽃쇼가 펼쳐졌다.

두번째였던 폴란드팀은 발사가 제대로 되지 않아 결국 차례를 건너뛰었다.

'불꽃비'가 쏟아져 내리는 장관을 바라보는 시민들은 저마다 감탄사를 연발하고 손뼉을 쳤다.

순식간에 하늘에서 사라져버리는 불꽃을 카메라에 담느라 많은 시민이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했다.

완연한 가을 날씨로 하늘은 맑았지만 제법 기온이 떨어진 탓에 담요와 겉옷 등으로 몸을 꽁꽁 싸맨 채였다.

핫팩을 손에 쥔 시민도 있었다.

하지만 하나같이 모두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만발했다.

언제나처럼 축제의 대미는 한국팀이 장식했다.

배경음악인 '필링 굿'(Feeling Good)의 가사와 리듬에 맞춰 글자 불꽃이 터졌고 원효대교에서는 금빛 '나이아가라 불꽃'이 수면으로 흘러내리는 장관을 연출했다.

경기도 파주에서 남편과 함께 온 김모(37)씨는 "불꽃축제에 처음 와봤는데 눈물이 날 정도로 멋있다.

불꽃이 한꺼번에 크게 터진 피날레가 정말 인상적이었다"며 감동한 표정을 지었다.

김포에서 친구 2명과 온 최효정(18)양은 "이렇게 큰 불꽃축제를 본 건 처음인데 큰 폭죽들이 터져 정말 예쁘고 멋있었다"며 "사람이 너무 많아 5호선을 타고 올 때와 화장실을 이용할 때 불편했지만 친구들과 정말 좋은 추억을 남긴 것 같아 올 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주최 측 추산 100만여명의 관람객이 여의도 등 한강 일대에서 축제를 즐겼다.

여의도 한강공원은 축제 시작 한참 전부터 불꽃이 잘 보이는 '명당'을 차지하려는 시민들이 한데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잔디밭에 돗자리와 텐트로 자리를 잡은 시민들은 간식을 먹거나 낮잠을 자고 노트북, 패드를 챙겨와 영화를 보는 등 저마다의 방법으로 시간을 보냈다.

최고의 명당으로 꼽히는 63빌딩 앞에는 텐트와 캠핑 의자가 줄지어 늘어섰고 사람들이 오가는 계단을 제외한 잔디밭과 둔덕에는 시민들이 빼곡하게 돗자리를 깔고 앉았다.

해가 지면 추위가 찾아올 것에 대비해 담요와 두꺼운 겉옷을 챙겨온 시민들이 많았다.

오전 11시부터 친구와 이곳에 와 강가에 자리를 잡았다는 김유나(15) 양은 "친구와 오는 것은 처음인데 재미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며 "수다를 떨거나 휴대전화를 하고 집에서 가져온 영어 문제집도 풀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행사 시작 시각이 가까워지자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인파가 몰렸다.

행사장에서 닭강정, 탕후루, 떡볶이 등 각종 간식을 파는 매점과 화장실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섰고 담요 등을 판매하는 상인들의 목소리도 덩달아 커졌다.

경기도 파주에서 두 딸을 데리고 온 김민희(41)씨는 "결혼 전에 와 보고 아이들을 데리고는 처음 와본다.

아이들이 와 보고 싶다기에 오랜만에 왔다"며 설렘을 드러냈다.

휴대전화를 보며 시간 가는 것을 기다리던 김씨의 딸 정모(10) 양도 "기대가 된다"며 수줍게 웃어 보였다.

한발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자리를 잡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이들도 있었다.

오후 5시40분께 한강공원에 도착한 양모(22)씨는 "처음 와 봤는데 이렇게 사람이 많은 줄은 몰랐다.

오는 길 지하철도 사람이 너무 많아서 운행이 늦어지더라"라며 "마땅히 자리를 잡을 곳이 보이지 않아 막막하다.

조금 더 일찍 왔어야 했던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서울 밤하늘 가득 내린 '불꽃비'…100만 인파 일제히 "와~!"
올해 불꽃축제는 이태원 참사 이후 처음 열린 만큼 주최 측과 경찰, 지자체뿐 아니라 시민들 역시 안전에 부쩍 신경 쓰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경찰과 스태프 등은 곳곳에서 분주하게 길 안내를 했다.

그러나 좁은 통로에서는 오가는 사람들이 뒤섞여 잠시 통행이 막히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를 본 한 시민은 어린 자녀에게 "사람들에게 밀리면 큰일이 나니 조심해야 한다.

앞 사람과 너무 바짝 붙어서 걷지 말라"고 주의를 줬다.

다른 시민은 일행에게 "사람이 너무 많아 무섭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후 5시부터 오후 6시30분까지 여의나루역에서는 지하철 상하선 총 6대가 정차하지 않고 통과했다.

열차에서는 역에 사람이 많아 승객 통제와 시민 안전을 위해 무정차 통과한다는 안내 방송이 여러 차례 나왔다.

서울시는 100만 인파가 몰릴 것에 대비해 행사장에 종합안전본부를 설치하고 작년보다 26% 많은 안전인력을 행사장을 비롯한 인근 지하철역 등에 배치했다.

또한 오후 2시부터 순찰선 36척을 투입했으며 불꽃축제가 열리는 수상 구간의 민간 보트 통행을 통제했다.

행사가 끝난 뒤에는 귀가 인파가 신속하게 행사장을 빠져나갈 수 있도록 오후 10시까지 여의도환승센터·여의도역(5·9호선)·여의나루역을 경유하는 26개 버스 노선을 행사 종료 시각에 맞춰 집중적으로 배차한다.
서울 밤하늘 가득 내린 '불꽃비'…100만 인파 일제히 "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