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500여 응원석 가득차…응원막대·야광봉 흔들며 '붉은 물결'
전반 초반 일본에 선제골 내주자 탄식…정우영 동점골에 함성
홍대거리 메운 '대∼한민국'…아시안게임 축구결승 응원 후끈
7일 오후 9시 시작된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을 앞두고 거리응원전이 마련된 서울 마포구 홍대 거리가 '레드로드'란 이름에 걸맞게 붉게 물들었다.

한일전으로 치러지는 만큼 가을밤 서늘한 날씨에도 경기 현장에 응원 열기를 보내려는 '붉은악마'가 경기 시작 수 시간 전부터 하나둘 모여들며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경기 시작 2시간 전인 오후 7시께 찾은 거리응원 광장은 이미 1천500여 좌석이 모두 차 있었다.

붉은 티셔츠, 붉은 응원막대, 붉은 야광봉, 붉은악마 머리띠 등 다양한 응원 아이템을 갖춘 축구 팬들이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다.

연인, 친구들과 함께 온 청년들뿐 아니라 자녀와 함께 가족 단위로 온 응원객도 많았다.

미처 자리를 잡지 못했거나 우연히 이곳을 지나던 시민들은 광장 주변에 둘러쳐진 펜스에 몸을 기대거나 서서 응원전에 앞서 마련된 댄스배틀과 특별공연 등의 행사를 즐겼다.

홍대거리 메운 '대∼한민국'…아시안게임 축구결승 응원 후끈
응원광장 주변 식당과 술집에도 축구 팬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광장 근처 카페 3층 옥상에는 경기가 중계될 대형 모니터가 잘 보이는 자리가 일찌감치 가득 찼고 고깃집 손님들의 눈도 모두 올림픽 중계 화면을 켜놓은 모니터를 향해 있었다.

장소만 다를 뿐 대표팀의 승리를 기원하는 마음은 하나였다.

거리 상인들이 진열해놓고 파는 붉은악마 응원 아이템도 불티나게 팔렸다.

경기도 용인시 구갈동에 사는 대학생 진승준(24)씨는 거리응원을 위해 친구 3명과 함께 왔다면서 "당연히 우리나라가 이길 것"이라며 들뜬 표정을 지었다.

진씨는 "원래도 축구 경기 보는 것을 좋아해 거리응원에 나왔다"며 "빈자리가 없어 서서 봐야 하는 점은 아쉽지만 그래도 경기 볼 생각에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송파구에 거주하는 고등학생 장현민(16)군은 친구 4명과 함께 붉은 악마 머리띠를 한 채 응원전에 참여했다.

장군은 "제일 좋아하는 선수는 차범근이고 현역은 손흥민, 출전 선수 중에서는 이강인을 좋아한다"며 "우리나라 선수들이 이미 잘하기 때문에 다치지만 않았으면 좋겠고, 자리가 없어도 끝까지 보고 갈 생각"이라며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어머니와 친구들과 함께 왔다는 최승주(10)군은 붉은색 축구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채 연신 태극기를 펄럭였다.

양 볼에는 태극기 그림도 그려져 있었다.

최군은 "거리응원이 처음인데 가슴이 두근거리고 설레 추운 줄도 모르겠다"며 "직접 응원하러 나오니 우리나라가 당연히 이길 것 같은 기분"이라고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아버지 등에 업혀 있던 김준후(9)군도 "가족과 같이 응원하러 나와 좋다"며 수줍게 웃었다.

홍대거리 메운 '대∼한민국'…아시안게임 축구결승 응원 후끈
오후 8시30분 디제이 쿠(DJ KOO)의 EDM 공연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응원전의 막이 오르자 홍대 거리는 '붉은 함성'으로 가득 찼다.

축구 사랑으로 유명한 가수 김흥국이 꽹과리를 치며 열기를 끌어올렸다.

경기 시작과 함께 생중계가 시작되자 시민들은 약속이나 한 듯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이강인이 클로즈업돼 화면에 잡히고 곧이어 킥오프하자 모두가 한마음으로 응원막대를 두들기며 "대∼한민국" 구호를 외쳤다.

전반이 시작되고 곧 선제골을 내주면서 시민들은 아쉬움에 탄식했다.

이어 전반 27분 정우영 선수가 동점골을 터뜨리자 일대가 금세 환호성으로 뒤덮였다.

이날 마포구는 원활한 행사 진행을 위해 경찰과 소방에 인력 지원을 요청하고 구 안전요원 348명을 투입해 교통 통제와 인파 관리를 했다.

또 홍대 6개소에 설치된 인공지능(AI) 인파밀집 스마트 관리 시스템을 활용해 안전사고에 대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