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위 블랙박스' 9일 첫방송…윤도현 '수조 퍼포먼스'
빙하 녹는 남극서 노래한 최정훈 "돌밖에 없는 모습 마음아파"
"방한 장비를 많이 챙겨갔는데 생각보다 남극의 날씨가 춥지 않더라고요.

이상할 정도로 따뜻해서 니트 한 벌 입고 노래를 불렀죠. 라이브를 하는 동안에도 계속 얼음벽이 녹아내리고 시종일관 천둥 같은 소리가 나는 걸 들었어요.

" (밴드 잔나비 보컬 최정훈)
기후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리기 위해 잔나비의 보컬 최정훈, YB 보컬 윤도현, 댄서 모니카와 립제이,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 등 내로라하는 아티스트들이 모였다.

KBS가 창사 50년을 맞아 제작한 '지구 위 블랙박스' 제작진과 출연진은 5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제작발표회를 열어 오는 9일 첫 방송을 앞두고 프로그램의 취지와 방향을 설명했다.

빙하 녹는 남극서 노래한 최정훈 "돌밖에 없는 모습 마음아파"
'지구 위 블랙박스'는 수십 년 뒤 기후 변화로 더는 인류가 거주할 수 없게 된 지구에 유일하게 남은 '기록자'들이 지구의 과거 모습을 동영상으로 감상하는 과정을 드라마 형식으로 다룬 예능·교양 프로그램이다.

'기록자'들은 아직 희망이 있던 2023년 지구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감상한다.

빙하가 녹아내리는 남극을 배경으로 노래를 부른 최정훈은 제작발표회에서 "비행기를 네 번 타고 40시간 넘게 걸려서 남극에 도착했다"며 "남극에 도착해보니 온난화의 영향으로 눈이 많이 녹아 있었고 돌밖에 보이지 않는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고 털어놨다.

빙하 녹는 남극서 노래한 최정훈 "돌밖에 없는 모습 마음아파"
윤도현은 해수면 상승으로 매년 해변이 줄어들고 있는 동해를 배경으로 점점 물이 차오르는 수조에서 노래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3년 동안의 암 투병 끝에 완치된 사실을 최근 고백한 윤도현은 투병 기간에 촬영에 임했다고 한다.

윤도현은 이날 "해수면이 상승해서 해변이 없어진다는 얘기를 말로만 들었는데, 직접 보니까 정말 심각했다"며 "심지어 도로까지 유실된 곳이 있는 걸 보고 해수면 상승과 지구 온난화가 큰 문제라는 걸 느끼고 왔다"고 말했다.

빙하 녹는 남극서 노래한 최정훈 "돌밖에 없는 모습 마음아파"
댄서 모니카와 립제이는 기후 변화로 저수지였던 곳이 사막처럼 변한 스페인에서 안무로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표현했다.

립제이는 "안무에 연기가 포함돼 있어서 제대로 몰입하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실제 현장을 마주하고 보니 상상한 것보다 기후 변화 상황이 훨씬 심각해서 진심이 담긴 퍼포먼스를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티스트들의 공연을 지켜보는 '기록자' 역할은 배우 김신록과 김건우, 박병은이 맡았다.

김신록은 "뮤직비디오를 드라마의 구조로 안착시키는 데 배우들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해서 참여하게 됐다"며 "절실한 마음으로 모여서 이런 작품을 만든 자체가 귀한 실천이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이런 작품이 있다면 계속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지구 위 블랙박스'는 총 4부작으로 이달 9일과 16일, 23일 24일 방송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