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이어 간송재단 소장 국보 해례본 재현…한글 해설서도 보완
"'한글의 뿌리' 접할 수 있었으면" …美 예일대 등 해외에서도 관심
'훈민정음' 해례본·언해본 옛 모습 최대한 살린 복간본 나온다
한글의 창제 원리 등을 담고 있는 훈민정음 해례본과 언해본을 최대한 옛 모습에 가깝게 되살린 복간본이 한글날에 나온다.

도서출판 가온누리는 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9일 한글날에 맞춰 훈민정음 해례본과 언해본의 복간본을 펴낸다"고 밝혔다.

지난 2015년 해례본을 복간한 데 이은 두 번째 복간 작업이다.

국보인 훈민정음 해례본은 1443년 세종(재위 1418∼1450)이 창제해 반포한 한글의 창제 원리와 뜻, 문자를 조합해 표기하는 방법 등을 담은 한문 해설서다.

해례본 가운데 세종이 저술한 '정음'(正音) 편의 서문과 문자의 사용 방법 등을 우리말로 옮기고, 한자음의 표기법을 더해 간행한 책이 언해본이다.

'훈민정음' 해례본·언해본 옛 모습 최대한 살린 복간본 나온다
해례본과 언해본 두 자료를 모두 복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보문고가 제작을 맡았던 1차 복간 때와 같이 간송미술문화재단이 소장한 해례본 원본을 활용했고, 김슬옹 세종국어문화원 원장 겸 한국외대 교육대학원 객원교수가 참여했다.

김슬옹 원장은 "한문으로 된 해례본과 한글로 된 언해본이 서로 짝을 맞춰야 진정한 한글의 가치가 드러나고, 역사적 가치를 나눌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고 복간 의미를 설명했다.

간송미술문화재단은 "우리 민족의 역사와 문화, 정신이 온전히 집결된 한글의 뿌리가 되어준 '훈민정음'을 직접 접하실 수 있도록 (복간본) 출간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복간본은 해례본, 언해본, 해설서 등 3권으로 구성된다.

해례본의 경우 1940년 간송 전형필(1906∼1962) 선생이 당시 돈으로 기와집 수십 채에 이르는 거액을 들여 사들인 원본 모습을 최대한 살리면서 일부를 수정·보완했다.

'훈민정음' 해례본·언해본 옛 모습 최대한 살린 복간본 나온다
예를 들어 2015년 복간본은 원본에 남아있는 글자 흔적을 일부를 남겨뒀으나, 이번에는 본문 글자에 영향을 주는 부분은 지우고 필요한 부분은 일부 되살렸다.

한지를 사용해 고서의 촉감을 살렸고, 제본 방식 등은 원본을 그대로 따랐다.

언해본은 세조(재위 1455∼1468) 때 편찬한 불교서인 '월인석보'(月印釋譜)에 실린 내용을 바탕으로 했다.

문화재청이 국어사학회와 함께 복간한 것을 실제 책으로 처음 펴낸 것이다.

김 원장이 쓴 해설서 '훈민정음 해례본과 언해본의 탄생과 역사' 역시 그간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해례본 내용을 풀이한 부분을 70여 쪽을 추가했다.

김 원장은 2014년 12월 수장고에서 처음 해례본과 마주한 순간을 언급하면서 "백성을 위해 쉬운 문자로 지식과 정보를 나누려 했던 세종의 애민 정신을 생각해볼 수 있는 자료"라고 의미를 강조했다.

복간본은 1차 때 펴낸 3천 질(帙)보다 더 많은 4천 질을 펴낼 예정이다.

출판사 관계자는 "다른 복간 작업과 비교하면 더 어려운 작업이었다"면서도 "미국 예일대, 시카고대, 프린스턴대 등 해외 대학 3곳에서도 주문이 들어왔다"며 전했다.

'훈민정음' 해례본·언해본 옛 모습 최대한 살린 복간본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