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 중계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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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머치토커'로 불리는 박찬호도 0대4로 대만에게 패배한 대표팀의 경기를 보며 말을 잃었다.

박찬호는 박용택과 함께 KBS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해설위원을 맡았다. 2일 진행된 야구 대표팀 B조 예선 2차전에서 박찬호, 박용택 위원은 이호근 캐스터와 함께 생중계에 나섰다.

경기 전 박용택 위원은 "만약에 오늘 대만을 못 잡으면 경우의 수까지 따져야 할 수 있어서, 결승전이라는 생각으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대만도 금메달을 목표로 나온 팀이다. 이런 경기일수록 수비와 주루 플레이를 세심하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찬호 위원은 "조 2위로 올라가면 6~7일 스케줄이 힘들고, 조 1위로 올라가면 훨씬 수월하다"고 승리를 기원하며 "한 이닝 한 이닝 집중력을 놓지 말고, 감독의 역할과 작전도 중요하겠다"고 진단했다.

아쉽게도 선발투수 문동주가 1회 말 대만에 2루타, 3루타를 연달아 얻어맞으며 선취점을 내줬지만, 2~3회에는 삼자범퇴를 기록하며 위력적인 투구를 보였다. 그럼에도 4회에 2점째 실점이 이어지자 박찬호 위원은 "점수를 줄 땐 주더라도, 우리가 득점할 때는 확실히 득점하는 게임이 되면 좋겠다"며 문동주를 향해 "스트라이크가 스트라이크로 판정이 안 났더라도, 투수는 스트라이크라고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또다시 던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인한 멘탈을 주문했다.

하지만 한국은 타선이 잘 풀리지 않으며 쉽게 점수를 내지 못했다. 박찬호X박용택 위원은 "꽉 묶인 타선은 아니다. 계속 출루하고 있다"며 지켜봤지만, 타선은 좀처럼 폭발하지 않았다. 투수들은 문동주에 이어 7회까지 박세웅, 최지민, 박영현이 연달아 호투를 펼쳤다. 박찬호 위원은 "우리 투수들은 정말 잘 던지고 있다. 타자들만 하면 된다"며 응원했다.

반면 타선이 침묵하자 박용택 위원은 "과감하고 적극적인 공격이 잘 안 되고 있다. 타선이 확실히 자기 스윙을 가져가야 한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6회 들어서까지 선두타자 출루가 한 번도 없을 만큼 한국 타선은 고전했고, 박찬호 해설위원은 이 점을 지적하며 "산발적인 안타만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0-2로 뒤진 채 '약속의 8회'가 됐고 마무리 투수 고우석이 등판했지만, 2사 2, 3루 위기에 대만의 린즈하오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며 점수차는 0-4로 벌어졌다. 결국 9회에 박찬호 위원은 "마지막 이닝에서 한 점이라도 내 줬으면 좋겠다"며 "이런 모습을 보여줘선 안됩니다"라고 착잡해 했다. 박용택 위원은 "대부분의 타자들이 빠른 공에 계속 늦는다"며 "대만 투수들의 빠른 공이 위력이 있다고도 볼 수 있겠다"고 대만의 실력을 인정했다. 결국 0-4로 경기가 종료됐고, 박찬호 위원은 아쉬운 표정을 숨기지 못하며 말이 없어졌다.

박용택 위원은 "경기는 끝났지만 대회는 끝나지 않았다"며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때도 대만에 첫 판을 졌지만, 결국 일본과의 결승에서 이겨 금메달을 따지 않았나"라고 첫 판이 다가 아님을 강조했다. 한국은 3일 태국과 B조 3차전을 벌이며, 박찬호, 박용택 위원과 이호근 캐스터는 KBS 2TV에서 낮 12시 30분부터 태국전 또한 현지 생중계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