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로 안전자산 선호 강화"…"밸류 부담 낮아져 가격 매력" 의견도
[증시 풍향계] '긴축 발작' 어디까지…3분기 실적 시즌에 주목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기조에 국내 금융시장은 주식과 채권, 원화 가치가 하락세를 보이는 '트리플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달 27일 2,465.07에 마쳐 전주 종가(22일·2,508.13) 전보다 43.06포인트(1.71%) 하락했다.

코스피는 지난달 21일 시장 예상보다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이었던 연준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로 나흘 연속 약세를 거듭하다가 연휴 전 마지막 거래일 27일에만 소폭 반등했다.

이 기간 지수는 2,550대에서 2,460대로 주저앉았다.

특히 연휴로 인한 장기 휴장을 앞두고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 가능성 등 정치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투자자들의 안전 자산 선호 심리를 강화시켰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7일 장중 1,356.0원까지 오르며 연고점을 경신했고, 국고채 10년물 금리 역시 26일 4.054%로 상승해 올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박상현·류진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금융시장을 두고 '긴축 발작'(taper tantrum) 리스크가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긴축 발작은 2013년 당시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양적 완화 축소 가능성을 시사하자 신흥국의 통화·채권·주식가격이 급락한 현상을 일컫는 표현이다.

이들은 "물론 2013년 당시는 초완화적 통화 정책에 익숙했던 금융 시장이 갑작스러운 출구 전략 언급에 발작한 것이지만 현재는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 막바지 국면이라는 차이점이 있다"면서도 "고금리 장기화와 이에 따른 달러화 강세 현상은 글로벌 자금의 안전 자산 선호를 강화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시장이 9월 FOMC 충격을 단기에 흡수하면서 밸류에이션(가치평가) 부담이 낮아져 주가 상승 여력이 커졌다는 전망도 증권가에선 나오고 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경기·실적 상향이 지속되고 있으며 주가수익비율(PER) 부담도 상당히 경감된 상황"이라며 "PER 10배 부근인 코스피 2,400선에서는 가격 매력이 부각되고 실적 시즌은 반등 모멘텀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 기업들 중에선 이달 초 삼성전자가 가장 먼저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하면서 실적 발표 기간이 시작된다.

시장은 어느 때보다도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세계 주요국의 친환경 정책 후퇴와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 등으로 배터리 업계가 분투하는 상황에서 반도체와 IT 업종은 하반기 업황이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여전히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4일부터 열리는 국내 증시는 장 초반 연휴 기간 대외 이벤트를 일시에 반영하면서 단기적인 주가 변동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를 소화해가면서 미국 고용 지표와 삼성전자 잠정 실적 등 펀더멘털에 주목하며 주가 복원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키움증권은 코스피 주간 전망치로 2,420∼2,550을 제시했다.

이번 주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 발표 일정은 아래와 같다.

▲ 2일(월) = 미국 9월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중국 9월 차이신 PMI
▲ 3일(화) = 미국 8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
▲ 4일(수) = 미국 9월 ISM 서비스업 PMI, 미국 9월 ADP 고용보고서
▲ 5일(목) = 한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 6일(금) = 미국 9월 고용보고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