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적 조직문화 좋다' 권유에 남매, 매형-처남 등 근무
"만나면 회사 얘기만"…SK온에서 함께 일하는 가족들
가족에게 자신이 다니는 회사에서 함께 일하자고 자신 있게 추천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배터리 기업 SK온에는 가족에게 입사를 추천해 한 지붕 아래 같이 일하는 구성원들이 있다.

30일 SK온에 따르면 이 회사의 박병운 PM과 박채원 PM은 남매 사이로, 지난해 8월 약 15년 만에 뭉쳤다.

오빠인 박병운 PM이 10년 넘게 이어온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동생의 권유로 SK온에 입사하면서부터다.

건설경영을 전공한 박병운 PM은 미국에서 건설회사 프로젝트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었는데, SK온에 다니는 동생 박채원 PM이 입사 지원을 추천했다.

박채원 PM은 2017년 1월 SK이노베이션에 입사했으며, 2020년 SK온 분사와 동시에 합류해 해외 파트너사 계약 업무를 하고 있다.

박채원 PM은 "우리 회사가 할 말을 하는 문화는 확실하고, 글로벌 기업인 만큼 오빠의 경력 개발에도 좋을 것 같아 추천했다"고 말했다.

박병운 PM은 공장 설계부터 양산 일정을 관리하는 업무를 한다.

동생이 계약을 성사하면 오빠가 일을 넘겨받아 진행하는 셈이다.

박병운 PM은 "미국 회사에서는 점심시간도 따로 없어서 식사를 거르거나 대충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SK온에서는 서로 챙기는 분위기여서 '이게 바로 한국 문화'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처남과 매형 사이도 있다.

처남 김두홍 PL이 2018년 2월, 매형 강성훈 PL이 2019년 8월 SK이노베이션에 각각 합류했고, 이후 나란히 SK온 창립 멤버가 됐다.

SK온의 조직문화가 수평적이어서 좋다고 느낀 김두홍 PL이 회사 생활이 재미없다는 매형에게 이직을 권유하면서 같은 회사 식구가 됐다.

김 PL은 "전 직장과는 달리 SK온에서는 일이 많을 때면 몸 사리지 않고 일하는 임원들도 많아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현재 헝가리 주재원으로 일하는 김 PL과 한국에 있는 강 PL은 사내 메신저로 종종 안부를 묻고 이야기를 나눈다.

온라인으로도 회사 이야기를 하는데, 종종 한국에서 만나도 '어떻게 하면 회사가 더 잘될까'라며 회사 이야기만 나눈다고 한다.

IT 분야에서 주로 일한 강 PL은 "분사 초기에는 일이 많았지만 그만큼 기회가 많다"며 "작년 말 팀이 안정화되면서 우리끼리 '제일 힘들었는데 제일 재미있었다'고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