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정부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 기자회견…"국제기구 '공포 유발' 수치 발표 유감"
"리비아 대홍수 공식 집계 사망자 3천753명으로 증가"
리비아 동부 항구도시 데르나 대홍수로 인한 사망자가 공식 집계상 3천753명으로 증가했다고 dpa 통신이 23일 보도했다.

리비아 동부 정부 비상대책위원회의 모하메드 엘자르는 전날(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지난 21일 수습된 시신 168구를 포함해 지금까지 3천753명이 이번 홍수로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인구 10만명의 항구도시 데르나에서는 열대성 폭풍 다니엘이 지난 10일 리비아 동부를 강타하는 과정에서 외곽에 있는 댐 2곳이 붕괴해 대홍수가 났다.

이후 정치적으로 분열된 리비아에서는 홍수 희생자 집계에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현재까지 4천14명이 숨지고 8천500명 넘게 실종된 것으로 보고 있고, 구호단체 등은 최소 1만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유엔은 지난 17일 적신월사 집계 자료를 기반으로 사망자가 1만명이 넘는다고 발표했다가, 하루 만에 WHO 집계를 인용해 3천900여명으로 정정하기도 했다
앞서 리비아 적신월사는 지난 16일 사망자가 1만1천300명, 실종자는 1만100명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동부 정부의 오스만 압델 잘릴 보건부 장관은 "국제기구에서 사람들에게 공포를 유발할 수 있는 수치를 발표하는 것은 유감"이라며 "보건부에서 발표되는 공식 자료를 이용해 달라"고 언론에 당부했다.

리비아는 현재 유엔의 인정 아래 수도 트리폴리를 비롯한 서부를 통치하는 통합정부(GNU)와, 동부 유전지대를 장악한 군벌 칼리파 하프타르의 리비아국민군(LNA)이 지지하는 동부의 '국가안정정부'(GNS)로 나뉘어 있다.

리비아에서는 2011년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휩쓴 민주화 운동 '아랍의 봄' 여파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무장세력이 난립하면서 혼란이 이어져 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