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보스토크서 군 비행장·태평양함대 시찰
쇼이구 러 국방, 킨잘 미사일·Tu-160 폭격기 등 소개
김정은, 이번엔 극초음속 미사일·전략폭격기·호위함 봤다(종합2보)
러시아 방문 중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6일(현지시간)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과 함께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을 비롯한 러시아 전략 무기들을 시찰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차를 타고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 국제공항 인근에 있는 크네비치 군 비행장에 도착, 의장대 환영을 받은 뒤 쇼이구 장관과 러시아 항공우주군 주요 장비를 둘러봤다.

쇼이구 장관은 김 위원장에게 미그(Mig)-31 전투기에 장착된 극초음속 미사일인 Kh-47 킨잘 미사일 시스템을 선보였다고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이 전했다.

러시아어로 '단검'을 의미하는 킨잘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요격이 불가능하다"고 자랑하는 등 푸틴의 자존심을 상징하는 최첨단 무기다.

전투기에 실려 발사된 뒤 자체 추진체로 가속해 사거리 2천㎞ 내에서 음속의 10배 이상인 최고 시속 1만2천350㎞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음속 5배 이상 속도를 의미하는 극초음속 미사일로 분류된다.

세르게이 코빌라시 러시아 항공우주군 장거리 항공사령관은 김 위원장과 쇼이구 장관에게 킨잘의 전투 능력과 기술적 특성 등을 보고했다.

러시아 국방부가 배포한 사진을 보면 김 위원장은 킨잘 미사일을 직접 만져보는 등 관심 있게 살펴봤다.
김정은, 이번엔 극초음속 미사일·전략폭격기·호위함 봤다(종합2보)
김 위원장은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장거리 전략 폭격기 3대도 가까이서 관찰할 기회를 받았다.

이들 폭격기는 러시아 핵전력의 공중 요소를 구성하는 투폴레프(Tu)-160(나토명 블랙잭), Tu-95MS(나토명 베어), Tu-22M3(나토명 백파이어)다.

킨잘 미사일과 마찬가지로 이들 폭격기도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에 투입돼 실제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코빌라시 사령관은 이들 폭격기의 특성과 전투 능력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폭격기에서 미사일이 어떻게 발사되는지 묻기도 했다.

쇼이구 장관은 김 위원장에게 이들 전략 폭격기 중 하나에 대해 "모스크바에서 일본으로 날아갔다가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쇼이구 장관은 러시아 공군 최신 전투기 모델인 수호이(Su)-34, Su-30SM, Su-35S, Su-25SM3 등도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7월 '전승절'(6ㆍ25전쟁 정전협정기념일) 70주년 행사 참석을 위해 북한을 방문한 쇼이구 장관에게 북한제 무기를 직접 소개한 바 있는데, 이날은 쇼이구 장관이 김 위원장에게 러시아 첨단 무기를 보여줬다.

김 위원장은 전날 하바롭스크주 콤소몰스크나아무레에 있는 유리 가가린 항공기 공장을 방문해 수호이(Su)-35 등 러시아 주력 전투기와 민간 항공기 생산 공정을 시찰한 데 이어 이틀 연속으로 공군력 관련 시설을 찾았다.
김정은, 이번엔 극초음속 미사일·전략폭격기·호위함 봤다(종합2보)
이날은 해군 시설도 방문했다.

크네비치 비행장 시찰 뒤 김 위원장과 쇼이구 장관은 블라디보스토크 율리시스만의 정박해 있는 태평양함대의 마셜 샤포시니코프 대잠호위함으로 이동했다.

러시아는 수년 전 마셜 샤포시니코프함의 현대화 작업을 마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세르게이 메르쿨로프 함장의 영접을 받고 니콜라이 예브메노프 해군 총사령관으로부터 어뢰 발사관과 RBU-6000 등 대잠 무기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AP 통신은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에서 사용된 장거리 칼리브르 순항 미사일도 브리핑 내용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이때 김 위원장은 북한이 지난주 공개한 '전술핵공격잠수함'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습이 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한 영상에 포착되기도 했다.

참관 뒤에는 방명록에 "정의와 평화를 지켜낸…"이라는 말로 시작하는 글을 남기고 군함 모형 선물을 받았다.

크렘린궁은 무기 거래 의혹이 불거진 북러 정상회담에서 어떤 협의도 체결되지 않았다고 발표했지만, 외신들은 김 위원장의 러시아 극동 지역 순방 행보가 군사 시설에 집중된 것에 주목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극동연방대학교와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해양생물학 연구소도 방문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