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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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 없이 카톡 프로필 노출되는 거 너무 싫었는데 다행이네요."

상대방 휴대전화 번호만 있으면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프사)을 마음대로 볼 수 있는 '자동 친구 추가' 기능 차단이 가능해지자 카톡 이용자들이 반기고 있다. 적지 않은 이용자들이 "프사를 노출하지 않아도 돼 유용하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대목이다.

"사생활 차단 유용" vs "프사 염탐 못하네"…카톡 신기능 반응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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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카카오는 카톡에 '전화번호로 친구 추가 허용' 기능을 추가했다. 그간 카톡 이용자들은 휴대폰 저장만 해도 자신의 프로필이 상대방 카톡에 노출됐는데, 해당 기능을 사용하면 불필요한 프로필 노출을 차단할 수 있게 됐다. 이용자들은 "왜 이제서야 생겼냐"며 호평하고 있다.

30대 직장인 윤모 씨는 "이전에는 고객을 카톡에 (친구)추가한 다음, 부랴부랴 영업용 프사로 바꾸곤 했는데 이제는 한번에 관리할 수 있어서 편해졌다"며 "매일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영업직 사람들에게는 너무 유용한 기능"이라고 귀띔했다. 50대 주부 최모 씨 역시 "동네 철물점 아저씨부터 과일가게 사장님, 피트니스 센터 강사까지 모두 다 카톡 친구로 떠서 사생활 보호가 안 되는 느낌이었는데 차단돼서 만족스럽다"고 했다.

또 다른 카톡 사용자 조모 씨 역시 "(카톡 프사가) 불필요하게 여러 곳에 노출되면 범죄에 이용당할 수 있다"며 "보여주기 싫은 사람에게 노출하지 않아도 돼 유용하다"고 평가했다.
"왜 이제야 나왔나"…이용자 반응 뜨거운 '카톡 신기능' [조아라의 IT's fun]
그간 카톡 프로필 노출을 막기 위해서는 연락처 앞에 특수기호 등을 추가해 저장하거나 친구 추가 이후 멀티프로필을 따로 적용해야 하는 등 번거로운 절차가 있었으나, 이번에 도입된 '전화번호로 친구 추가 허용' 기능으로 손쉽게 친구 관리를 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일부 사용자들은 부정적 의견을 내기도 했다. 한 이용자는 "새롭게 친구를 사귀는 과정에서 누구는 카톡 프사를 볼 수 있고, 누구는 프사를 못 본다면 또래 무리에서 소외감을 느끼거나 기분이 나쁠 것 같다"며 "이런 기능 자체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해당 기능 이용시 친구를 추가하려면 별도로 상대방 카톡 ID를 입력해 친구로 저장하거나 친구 추가용 QR 코드를 스캔해야 한다. 단체 채팅방에서 친구 프로필을 클릭해 친구를 추가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카카오는 사용자들 니즈를 반영해 해당 기능을 새롭게 추가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원치 않는 상대에게 프로필이 노출돼 불편을 호소하는 이용자들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라며 "피싱·스팸 등 불필요한 메시지로 스트레스를 받았던 이용자 불안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민 SNS' 입지 흔들…돌파구 마련 성공할까

사진=카카오톡 홈페이지 캡처
사진=카카오톡 홈페이지 캡처
카카오는 최근 카톡 본연의 기능인 '소통' 서비스에 힘을 주고 있다. 지난해 말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르는 것처럼 카톡 프로필에 공감 스티커를 누를 수 있도록 적용했다. 이어 올 3월에는 프로필 배경사진을 이모티콘 스티커로 꾸밀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고, 지난 5월에는 단체 채팅방 '조용히 나가기', 24시간만 콘텐츠를 노출하는 '펑' 등 최근 잇따라 신기능을 선보이고 있다.

이는 카톡이 소통 기능보다 쇼핑·페이·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능들을 추가하면서 수익성 강화에 더 집중하는 게 아니냐는 이용자들 비판에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10월 사상 최장 기간 '카톡 먹통 사태'를 계기로 부정적 반응들이 수면 위로 올라오자 본격 대응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인스타그램 등 여러 신규 플랫폼의 등장으로 국내에서의 독보적 입지가 점차 흔들리고 있다는 점도 카톡 캐편의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정보기술(IT) 서비스 특성상 체류시간이 중요한 카카오의 경우 최근 입지가 위협받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실제로 빅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카톡의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4155만8838명으로 1위를 기록했지만, 2위 구글의 유튜브(4115만7718명)와 격차는 40만1120명에 불과했다. 이는 모바일인덱스 집계 이래 역대 최소 격차로, 5개월 연속 MAU 격차가 줄어들면서 지난 5월 50만명대에서 두 달 만에 40만명대로 좁혀진 것이다.

카카오톡과 유튜브의 서비스 형태가 메신저와 동영상 플랫폼으로 각각 다르긴 하지만, 궁긍적으로 사용자들을 플랫폼 안에 머무르게 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점에서 서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에 카카오는 지난 5월 '카톡이지 프로젝트'를 통해 사용자 편의성 강화에 초점을 둔 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 점유율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올해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카카오톡 내 1000만명 이상 매일 방문하는 탭이 3개(친구·채팅·오픈채팅)가 됐고 이용자 체류시간 역시 유의미하게 상승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다양한 기능 향상을 통해 카톡 내 5개 탭 모두 매일 1000만명 이상 방문하는 종합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 사옥 '카카오 판교아지트'. 사진=허문찬 기자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 사옥 '카카오 판교아지트'. 사진=허문찬 기자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