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주 약세 지속…"연말 반등 모멘텀"
"인버스 ETF, 단기 투자에 집중해야" 지적도
개미들 이차전지 등돌리나…'하락 베팅 ETF'에 하루 250억 몰려(종합)
올해 국내 증시에서 테마주 열풍을 일으킨 이차전지주가 최근 약세를 보이자 등을 돌리는 개인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 등에 따르면 전날 상장한 KB자산운용의 'KBSTAR 2차전지TOP10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의 개인 순매수액은 249억4천6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날에도 개인들은 이 ETF를 135억7천300만원어치 순매수했다.

이에 따라 상장 첫날(2.86%)과 둘째 날(2.09%) 모두 2%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인버스 ETF는 추종하는 지수나 종목의 주가가 하락할 때 수익이 나는 구조로, 해당 ETF는 'iSelect 2차전지 TOP10 지수'를 -1배로 따른다.

이 지수는 POSCO홀딩스와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등 10개 종목으로 구성됐다.

반면 동시 상장한 'KBSTAR 2차전지TOP10' ETF의 첫날 개인 순매수액은 3억4천500만원에 그쳤다.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이 ETF에 개미들이 투자한 금액보다 하락을 예상하는 ETF에 투자한 규모가 70배 이상 많았다.

전날 기록한 전체 거래대금도 'KBSTAR 2차전지TOP10인버스'가 693억5천800만원을 기록해 'KBSTAR 2차전지TOP10'(100억7천900만원)의 7배 수준이었다.

국내에서 특정 업종에 대한 인버스 ETF가 출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일부 이차전지 투자자들은 주가 하락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반발하기도 했다.

올해 초부터 상승세를 지속하다 지난 7월에는 쏠림 현상으로 급등락을 반복하며 시장 혼란을 초래했던 이차전지주들은 최근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에코프로의 경우 지난달 24일부터 31일까지 6거래일 연속 개인이 순매도세를 지속하며 총 6천411억원어치를 팔아치웠고, 전날과 이날 이틀간 642억4천만원을 순매도했다.

이차전지 투자심리가 위축하면서 이달 들어서만 에코프로는 28.48% 하락해 황제주 자리를 반납한 데 이어 90만원선까지 내줬고, 에코프로비엠(-15.25%), LG에너지솔루션(-9.10%), POSCO홀딩스(-8.64%), 삼성SDI(-9.12%) 등도 일제히 내리막길을 탔다.

초전도체, 맥신, 양자암호 등 단기 급등주들이 잇달아 등장하면서 테마주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된 데다 그간 이차전지에 극단적으로 몰려 있던 개인 수급이 분산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차전지주들의 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보면서도 장기적으로는 매수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진단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양극재와 배터리 가격 하락이 내년 전기차(EV) 가격 인하로 이어져 올해보다는 EV 수요가 우호적일 것으로 기대되고 리튬 가격 역시 4분기부터 하방 경직성을 확보할 것"이라며 "연말 이차전지 소재 및 배터리 업체들의 신규 수주 및 증설 발표도 주가 반등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용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차전지 산업에 대한 투자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한다"며 "어려운 판매 환경 속에서도 선방하고 있는 미국 테슬라에 대한 노출도가 높은 업체나 전기차 주문자위탁생산(OEM) 업체들에 대응해 저가형 제품 확장을 빠르게 진행 중인 업체를 선호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인버스 ETF 자체는 장기 투자에 부적합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DB금융투자가 국내 상장된 인버스 ETF 총 43개를 분석한 결과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플러스 수익률을 낸 기간은 53영업일까지였다.

설태현 연구원은 "인버스 ETF는 보유 기간이 길어질수록 승률이 급격히 낮아진다"며 "상대적으로 출시 직후 투자 타이밍을 잡는 것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또 "'KBSTAR 2차전지TOP10인버스' ETF의 기초지수는 이미 직전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한 기술적 하락 국면에 진입했다"며 "인버스 ETF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면 철저한 손절매 기준을 세우고 단기 투자에 집중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