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작년 우크라의 러 함대 기습공격 저지…곤혹스런 美국방부
지난해 우크라이나가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을 이용해 러시아 함대를 기습공격하려 했으나 이 회사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이 공격을 좌절시킨 것과 관련해 미 국방부가 당혹감을 나타냈다.

AP 통신은 11일(현지시간) 미 국방부가 머스크의 이런 결정 때문에 향후 우주 업체와 계약을 맺을 때 전쟁 수행에 따른 군사적 사용 범위를 어느 정도까지 명시해야 하는지를 놓고 의구심을 가지게 됐다고 보도했다.

프랭크 켄달 공군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작년 9월 우크라이나가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을 활용해 크림반도에서 러시아 함대를 기습하려 했으나 머스크가 허용하지 않았다면서 향후 전쟁에 사용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우주기업으로부터 구매할 때 더 명시적인 계약을 맺어야 할 필요성 등이 제기됐다고 말했다.

켄달 장관은 "작전상 사용을 위해 상업적인 구조와 시스템에 의존할 경우 우리는 그것을 이용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며 "우리가 그 확신을 가질 수 없다면 그것은 전시에 의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AP 통신은 머스크가 우크라이나 군사 작전을 좌절시키는 상황이 발생하기 전까지 미 당국은 우주 기업으로부터 군사 지원 물품을 전투에 사용할 수 있다는 동의를 받아낼 필요성에 주목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최근 CNN 방송이 공개한 머스크의 전기 내용 발췌본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해 러시아 해군 함대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기습 공격을 방해하기 위해 엔지니어들에게 크림반도 해안 근처의 스타링크 위성 통신망을 끄라고 비밀리에 지시했다.

머스크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핵전쟁으로 확대될 것을 우려해 우크라이나가 이용하는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을 일시 차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머스크는 러시아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본격적으로 침공하기 직전 우크라이나의 통신 시스템을 망가뜨리자 우크라이나에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 단말기를 무료로 지원하기로 했다.

이후 미군은 우크라이나의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 사용을 계속해서 지원하기 위해 스페이스X에 자금을 지원하는 공식 계약을 맺었다.

다만, 미 국방부는 보안상 이유로 현재까지 해당 계약 조건이나 비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