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14억 인구 중 13억 명이 디지털 아이디(ID)를 보유하고 있고 스마트폰 이용률은 75%에 달합니다. 12억 명이 인터넷을 사용하고 데이터 이용료는 기가바이트(GB)당 0.7달러에 불과하죠. 이런 나라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그 가능성을 상상해보세요.”(아누바브 샤마 인도 내셔널페이먼트코퍼레이션(NPCI) 국제담당 사장)

인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디지털 경제 전환에 성공하고 있다. 2015년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디지털 인디아’ 정책을 시작한 뒤 사실상 인도 국민 전체가 간편결제부터 은행 업무, 배달, 쇼핑 등 일상생활 곳곳에서 디지털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은 인도의 빠른 경제 성장을 이끌고 있다.

디지털 인디아의 핵심은 13억 명이 사용하는 통합결제시스템(UPI)이다. UPI를 개발한 NPCI의 샤마 사장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UPI는 경제적, 사회적으로 인도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고 했다. UPI를 통해 인도는 전 국민에게 12개 숫자로 된 아이디를 부여하고 은행 계좌와 연결했다. 이를 통해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8억 명에게 누수 없이 보조금을 지급했다. 샤마 사장은 “과거에는 정부 복지 예산의 약 10%가 중간에 새어나갔다”며 “UPI를 통해 부패를 없애고 정부 예산을 크게 절감했다”고 말했다.

디지털 인디아는 인도를 세계 3대 스타트업 생태계로 만들었다. 아미타브 칸트 주요 20개국(G20) 인도 실무 대표(sherpa)는 “디지털 인디아 초기인 2016년 인도의 스타트업은 156개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11만 개의 스타트업이 있고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만 111개”라며 “국제결제은행(BIS)은 인도가 지난 8년간 달성한 디지털 전환이 인도의 기술 발전을 50년 앞당긴 것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뭄바이=유창재 정치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