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 편히 가시도록 응원"…학부모들도 자발적 현장체험 신청

교사에게 응원 메시지 보내고 자녀에게 검은 옷 입혀 등교도

교육계가 서울 서이초 교사 49재와 관련해 '공교육 멈춤의 날'로 정한 4일 경기지역에서도 교사들이 병가나 연가를 내고 추모의 뜻을 함께했다.

일부 학부모들도 자발적으로 현장체험 신청서를 내거나 자녀에게 검은 옷을 입혀 등교시키며 응원의 마음을 전했다.

4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경기지역에서 재량 휴업에 참여한 학교는 한 곳도 없다.

당초 도내 초등학교 4곳이 이날 하루 재량 휴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이후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곳곳의 초등학교에서 교사들이 병가나 연가를 내면서 일부 학교에서는 단축 수업을 하는 등 학습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도교육청에서 연가·병가를 낸 교사들의 규모를 당장 집계하지는 않았다.

투쟁 참여 교사 규모와 관련해 전교조 경기지부 관계자는 "연가·병가 투쟁에 참여하는 교사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실제 상신을 올린 교사들을 대상으로 전날 단체 채팅방을 개설했다"며 "채팅방 2곳에 총 2천500여명의 참가자가 들어와 있는데 비조합원도 다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원과 오산 등에 있는 여러 초등학교는 이날 전 학년이 4교시까지만 마친 뒤 급식을 먹고 하교하는 방식으로 단축수업을 했다.

돌봄교실은 대부분 평소와 다름없이 운영된 것으로 파악됐다.

단축수업을 진행한 일부 학교는 돌봄 공백을 줄이기 위해 방과 후 학교 도서관에서 대체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기도 했다.

사전에 연가 및 병가를 낼 교사 규모를 파악해 기간제 교사 등을 투입한 곳도 다수였다.

도교육청 산하 각 교육지원청도 이날 개별 학교의 상황을 파악하며 장학사, 주무관 등을 투입하는 등 지원에 나섰다.

일부 학부모 가운데 자발적으로 '공교육 멈춤의 날'의 취지에 공감한다며 자발적으로 현장 체험학습을 신청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수원시민이 주로 활동하는 한 맘카페에는 전날 "전 워킹맘이고 휴가를 못 내는 상황이라 일단 학교에 보내려는데 다들 체험학습 신청하셨는지 궁금하다"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글에는 20여개의 댓글이 달렸는데, '공교육 멈춤의 날'의 취지에 공감하고 응원한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자신을 초등생 학부모로 소개한 한 네티즌은 전날 "맞벌이 중이지만 선생님들께서 맘 편히 (추모집회에) 가시도록 응원해드리고 싶어 현장체험 신청서를 내고 등교시키지 않기로 했다"며 "다들 소신껏 하시면 된다"고 했다.

다른 학부모도 "교실에서 (학생) 1~2명이 물을 흐려놓고, 그 엄마도 모르쇠하는 모습을 몇 번 겪었더니 화가 났다"며 "('멈춤의 날' 취지에 공감해) 일주일 전에 미리 체험학습 신청서를 냈다"고 밝혔다.

아이를 등교시키되 검은 옷을 입혀 보내는 방식으로 추모의 뜻을 함께하겠다고 밝힌 사례도 있었다.

같은 맘카페의 한 네티즌은 전날 "학교에서 ('멈춤의 날'과 관련해) 별다른 얘기가 없어서 선생님께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드리고 아이에게 검은 옷을 입혀 등교 시키려고 한다"고 밝혔다.

다른 학부모도 "이날은 아이들에게 모두 검은색 옷을 입혀서 보내려고 한다"고 했다.

용인지역 맘카페에서도 이날 "응원합니다.

아이들이 바르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교육권이 보장돼야 합니다", "응원하고 지지합니다.

제대로 교육받고 교육할 수 있는 환경이 꼭 왔음 좋겠습니다", "학생도 선생님도 학부모도 모두 행복한 교육현장이 되길 응원하며 기도합니다" 등 연대를 나타내는 반응이 잇따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