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의 시대는 오는 것인가, 달러의 시대는 저무는가? [책마을]
국제 금융질서가 통화 패권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혼란을 겪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 위안화가 달러의 기축 통화 패권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혼돈의 틈바구니에 비트코인을 위시한 암호화폐가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현재 각국이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디지털 화폐가 향후 통화질서를 송두리째 바꿔 놓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달러의 시대는 저무는가?>은 이런 국제 통화 질서의 변화 양상을 분석한 책이다. 저자는 재정경제부에서 국고국장, 금융정보분석원장을 지낸 이철환 씨다. 30년간의 공직 생활을 마친 그는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한국무역협회 자문위원, 단국대 겸임교수를 거쳐 현재 한국금융연구원 비상임 연구위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저자는 현재 상황을 달러 약화, 위안 부상, 유로·엔 퇴조, 금·비트코인 약진으로 요약한다. 물론 아직 위안화나 금과 디지털 화폐 등이 달러패권을 넘어서기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들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기존의 국제 통화질서에 작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본다.

책은 국제통화 질서의 변화 모습을 체계적으로, 그리고 실증적으로 기술한다. 달러와 위안화, 유로화와 파운드화, 엔화 등 5대 법정통화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가치와 향방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달러와 위안화의 대결 구도를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갈수록 존재감이 커지는 암호화폐와 금에 관한 내용도 비교적 소상히 담고 있다. 급속히 몰아치는 국제 통화질서의 변화를 슬기롭게 헤쳐 나갈 우리의 대응 전략이 무엇인지에 대한 방향도 제시한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