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한미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에 대항해 ‘남한 점령’을 목표로 한 전군지휘훈련을 했다. 37일 만에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도 재개하면서 대남 위협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31일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미국과 대한민국 군부 깡패들이 전면 전쟁을 가상한 도발적 성격이 짙은 위험천만한 대규모 연합훈련을 벌여놓은 상황에 대응해 29일부터 전군지휘훈련을 조직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김정은 동지께서 29일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훈련지휘소를 방문하시고 전군지휘훈련 진행 정형을 료해(파악)하시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훈련의 목표가 “원수들의 불의적인 무력 침공을 격퇴하고 전면적인 반공격으로 이행 남반부 전 영토를 점령하는 것”이라고 했다.

북한은 UFS에 반발해 전날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하기도 했다. 이에 한·미·일 3국 북핵 수석대표는 31일 전화 협의를 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작전계획을 비교적 소상히 표출한 것은 한·미·일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한·미·일 공조에 최고 지도자가 직접 대응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을 방증한다”며 “고비용 구조의 도발을 이어갈 수 없으므로 한·미의 대북 억제력 강화 조치에 최소 수준으로 대응하되 군 정찰위성 같은 전력무기 개발에 치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미 백악관은 북·러 정상 간 서한 교환 첩보 사실을 공개하며 양국 간 무기 거래를 강하게 비판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30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방문 이후 또 다른 러시아 관리들이 북한과 러시아 간 무기 거래 가능성에 대한 후속 논의를 위해 평양을 찾았다”며 “북·러 간 무기 거래 협상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새로운 정보가 있다”고 밝혔다. 한·미·일 3국 유엔 대사도 이날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과 무기 거래를 추진하는 것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