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구인건수 2년만 최저치

29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7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는 예상보다 고용시장이 서서히 식어가고 있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7월 한 달 동안 미국 내 구인건수는 882만 7000건으로 전월대비 33만8000건 줄었습니다. 2021년 3월 이후 최저 수치인데다, 시장 전망치인 946만5000건보다도 훨씬 적었습니다.
미국 구인 건수 2년만 최저치…식어가는 고용시장에 시장은 '반색' [나수지의 미나리]
제롬 파월 의장은 그간 노동시장이 뜨거운 상황에서 서비스 물가가 떨어지지 않는 상황을 걱정해왔습니다. 상품 주거 등 다른 부문의 소비자 물가는 잡혀가고 있는데, 서비스 물가가 둔화하지 않는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자발적 퇴직자 수는 전월 377만건에서 354만건으로 줄었습니다. 자발적 퇴직자 수는 노동시장의 '자신감'을 보여주는 지표로 통합니다. 자발적으로 회사를 나가도 다른 직장을 쉽게 잡을 수 있는 환경일 때 높아지는 수치인데다, 통상 이렇게 회사를 나가는 이유는 더 높은 임금을 찾아 떠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임금 상승폭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같은 날 발표된 8월 CB 소비자신뢰지수도 전망치인 116보다 낮은 106으로 집계됐습니다. 미국 경제의 둔화를 나타내는 지표들이 발표되면서, 금리 인상 압력이 줄었다는 낙관론 덕에 이 날 미국 증시는 일제히 상승 마감 했습니다.

미국 정부, 가격 인하대상 의약품 10개 공개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근거한 가격 인하 대상 의약품 10개 리스트를 공개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공공의료보험기관인 CMS가 제약사들과의 협상을 통해 처방의약품 가격을 인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의약품 가격이 정부와의 협상을 통해 내려가는 건 미국 메디케어 프로그램이 시작된 지 60년 만에 처음입니다.
미국 구인 건수 2년만 최저치…식어가는 고용시장에 시장은 '반색' [나수지의 미나리]
리스트에는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퀴브의 혈액응고 방지제인 엘리퀴스 △베링거 잉겔하임의 당뇨병 치료제 자디앙 △암젠의 심부전 치료제 엔브렐 △존슨앤존슨의 혈액응고 방지제 자렐토 등이 포함됐습니다. 이들 약물의 공통점은 널리, 많이 쓰이는 의약품이라는 점입니다. 이들 10개 의약품이 전체 전문의약품 처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 처방 금액으로 치면 연간 505억달러에 이릅니다. 복제약 등 경쟁자 없이 최소 7년 이상 수익을 내온, 제약사 입장에서 보면 '효자' 의약품 입니다.

이번 목록에 포함된 의약품을 생산하는 제약사는 10월 1일까지 협상 참여를 위한 계약에 서명해야합니다. CMS가 내년 2월께 인하된 가격을 제안하면 이후 한 달 동안 이를 수락하거나 반대할 수 있습니다. 약가인하 협상은 2024년 8월 종료되고, 합의된 가격은 같은 해 9월 1일에 발표됩니다. 인하된 약값이 적용되는 시점은 2026년부터입니다. 제약사가 협상을 거부하면 약품 판매량의 최대 95%를 소비세로 납부해야합니다.

약가 인하를 통해 메디케어는 2031년까지 매년 250억달러 가량을 절약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이렇게 마련된 재원으로 2025년부터 한 해에 2000달러 이상 약값을 지출하는 환자에 대해서는 약값을 보조해줄 계획입니다. 2000달러 상한선을 만들어 그 이상은 메디케어가 지불하는 방식입니다.

의약품 가격을 인하해야하는 제약사 입장에서는 불만이 큽니다. 아스트라제네카 BMS 머크 존슨앤존슨 등은 정부를 대상으로 "공공 사용을 위해 취득한 사유재산에 대해서는 정부가 합당한 보상을 지불해야하는데, 정부가 약값을 낮추면 시장가보다 더 낮은 가격에 약품을 팔게된다"며 소송을 벌이고 있습니다.

뉴욕=나수지 특파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