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날갯짓 시작한 리복…LF, 간판 브랜드로 키운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리복이 국내에서 공격적인 출점에 나섰다.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아성에 눌려 한동안 고전을 면치 못하던 리복은 올 들어 잇달아 빅히트 제품을 내놓는 등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18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LF는 올 하반기 전국 백화점, 복합쇼핑몰 등에 리복 신규 매장 23곳을 열 계획이다. 국내 리복 매장은 현재 27개에서 연말 50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LF 관계자는 “올 상반기에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10여 개 매장을 새로 오픈하거나 재단장했다”며 “하반기엔 더 공격적인 출점 전략을 짜고 있다”고 설명했다.

LF는 지난해 4월 미국 어센틱브랜즈그룹(ABG)으로부터 리복의 국내 판매권과 영업권을 따냈으며 10월부터 공식적으로 수입유통을 시작했다. 리복 사업을 시작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LF는 리복 브랜드를 키우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오규식 LF 대표(부회장)는 주주총회에서 “리복, 챔피언 등 스포츠 브랜드를 차세대 성장 사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LF가 리복을 점찍은 이유는 꾸준히 성장하는 스포츠웨어 시장을 파고들기 위해선 인지도와 헤리티지(유산)가 있는 브랜드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스포츠웨어(의류+신발) 시장 규모는 8조6267억원으로 2021년 대비 5.8% 커졌다. 나이키와 아디다스 외에 뉴발란스, 휠라, 데상트, 언더아머 등이 상위권에서 경쟁하고 있다.

리복은 1895년 영국에서 탄생한 브랜드로 나이키(1964년) 아디다스(1949년)보다 역사가 깊다. 1980~90년대에는 나이키와 아디다스를 뛰어넘은 적도 있다. 2006년 아디다스가 리복을 인수했다가 브랜드를 키우지 못하고 지난해 어센틱브랜즈그룹에 매각했다.

LF는 국내에 부는 레트로(복고) 열풍과 리복의 브랜드력으로 시장 회복 가능성이 충분히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LF가 첫 번째 주력 아이템으로 삼은 것은 리복이 1985년 테니스코트화로 처음 출시한 클럽C85 스니커즈다. 리복의 전성기를 함께한 3040세대는 물론 트렌드에 민감한 1020세대까지 여러 세대의 인기를 얻으면서 지난해 10월 재출시 이후 7만 켤레 이상 판매됐다.

5월 말 개봉해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범죄도시3’에서 배우 마동석이 입은 ‘벡터 로고 바람막이’ 점퍼도 리복 브랜드를 알리는 데 한몫했다. LF가 컬래버레이션을 기획한 이 점퍼는 무신사에서 출시 1주일 만에 품절됐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