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비하 발언 논란에 휩싸인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3일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 중앙회를 방문해 김호일 대한노인회장과 면담을 마친 뒤 취재진 앞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김병언 기자
노인 비하 발언 논란에 휩싸인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3일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 중앙회를 방문해 김호일 대한노인회장과 면담을 마친 뒤 취재진 앞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김병언 기자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노인 폄하' 논란을 일으킨 자신의 발언을 사과하면서 '남편 사별 후 시부모를 18년간 모셨다'고 주장한 대목을 두고 김 위원장의 가족이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시누이는 김 위원장의 주장이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하자, 김 위원장의 장남이 나서 "거짓 주장과 명예훼손"이라며 고모에 대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김 위원장의 장남 김모씨는 지난 6일 한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올려 "(고모가) 아무렇지도 않게 저희 가족에게 상처를 주는 거짓말로 공격하셔서 정말 참담한 마음"이라며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후 할아버지는 고향에 가셨고, 저는 수시로 어머니와 함께 할아버지 고향에 찾아갔다"고 했다.

김씨는 고모의 다른 주장들도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상속 포기결정문을 공개하기도 했다. 김씨는 "저희 가족(어머니, 저, 동생) 모두 (조부모의) 상속을 포기했다"며 "거짓 주장과 명예훼손에 대해 추후 필요한 법적조치를 하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 시누이의 주장은 달랐다. 그는 지난 5일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 "명절은커녕 자신의 남편 제사에도 한 번 참석하지 않은 사람이 남편 사별 후 18년간 시부모님을 모셨다는 그런 새빨간 거짓으로…"라며 "노인 폄하는 그녀에겐 일상이었다"고 했다.

또 "(김 위원장은) 남편이 살아 있을 때를 포함해 단 한 차례도 시부모를 모시고 산 적이 없고, (시부모는) 공경심은커녕 18년 동안 김은경에게 온갖 악담과 협박을 받으셨다"며 "돌아가신 분들을 욕보여드리지 않기 위해 무거운 마음으로 글을 쓴다"라고도 했다.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의 시누이와 장남이 쓴 글.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의 시누이와 장남이 쓴 글.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김 위원장의 가족사 논란은 정치권으로도 옮겨붙었다. 민주당은 김 위원장의 개인사인 만큼, 말을 아끼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이런 인물을 등용한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김 위원장 논란과 관련 "개인사라 제가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반면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페이스북에서 "이런 부류에 거대 야당의 혁신을 맡긴 사람도 같은 부류로 보인다"며 "유유상종이란 말이 있다"고 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청년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기 나이로부터 여명까지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아들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되게 합리적이죠"라고 말했다가 거센 비판에 직면한 바 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지난 3일 대한노인회를 찾아 사과하면서 "시댁 어른들도 남편 사후에 제가 18년을 모셨다. 어르신들을 공경하지 않는 마음으로 살아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가 진실 공방에 휘말렸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