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역사박물관, '우리가 사랑했던 [ ], 그리고 한류' 특별전
미국·홍콩·일본 문화와의 교류 주목…故 현미 의상 등 720건 소개
한국 첫 걸그룹부터 오늘날 K팝, K드라마까지…한류를 돌아보다
아시아를 넘어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한국 대중문화의 흐름을 살펴보는 전시가 열린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우리 현대사 안에서 한류를 조명하는 특별전 '우리가 사랑했던 [ ], 그리고 한류'를 9월 3일까지 선보인다고 20일 밝혔다.

한류는 말 그대로 한국의 흐름, 즉 우리 대중문화 요소가 외국에서 유행하는 현상을 뜻한다.

1990년대 말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에서 비롯된 한류는 2000년대 중반 이후 K팝의 세계화 열풍과 함께 널리 확산했다.

이제는 'K-컬처'라는 말로 통용되기도 한다.

한국 첫 걸그룹부터 오늘날 K팝, K드라마까지…한류를 돌아보다
전시는 지금의 한류가 있기까지 문화교류사에서 큰 역할을 한 720건의 자료를 소개한다.

관람객들은 우리 대중문화에 영향을 미친 여러 국가 가운데 미국을 먼저 만난다.

1956년 최초로 미국에 진출한 것으로 알려진 가수 옥두옥(본명 김문찬)의 음반, 한국 최초의 걸그룹으로 주목받은 김씨스터즈의 음반과 영상, 친필 사인 등이 공개된다.

미8군 무대를 통해 음악 생활을 시작했던 고(故) 현미(본명 김명선)의 공연 의상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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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무렵부터 큰 인기를 끌었던 홍콩 영화도 대중문화 발전과 떼놓고 볼 수 없다.

무협·액션부터 누아르, 로맨스물까지 약 400점에 달하는 영화 비디오, 1980년대 국내 중·고등학생들의 '필수품'이었던 왕쭈셴(王祖賢) 사진 책받침 등 볼거리가 가득하다.

전시에서는 1998년까지 금지 대상이었던 일본 만화와 음악도 다룬다.

일본 만화 출판이 합법화된 이후 '드래곤볼', '슬램덩크' 등 인기 만화를 소개한 잡지 창간호, 일본의 전설적인 록밴드 엑스재팬(X-Japan) 음반을 비공식적으로 들여온 '해적판' 등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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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한국의 대중문화가 한류로 나아가는 과정을 조명한 3부다.

박물관 관계자는 "미국, 홍콩, 일본 등 외국의 대중문화를 받아들이고 성장한 한국 대중문화는 민주화와 세계화, 기술 발전을 말미암아 세계로 퍼지며 한류로 거듭났다"고 설명했다.

중국, 대만 등에서 한국 드라마와 대중음악이 인기를 끌자 1999년 문화부(현재는 문화체육관광부)가 홍보용으로 만든 음반은 국내에서 '한류'라는 말을 처음 쓴 사례라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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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에서는 한류 열풍의 든든한 지원군이 됐던 팬들의 사랑도 엿볼 수 있다.

걸그룹 S.E.S.를 따라다니며 사진을 찍고 모아 만든 팬의 앨범, 그룹 방탄소년단(BTS) 팬들의 응원도구인 '아미밤' 등 팬덤 문화를 보여주는 다양한 자료가 한자리에 모였다.

한수 대한민국역사박물관장은 "한국 대중문화가 K-컬처에 이르기까지의 놀라운 성취를 이뤄낸 건 전 세계 팬 한 분 한 분의 사랑이 모여 열매를 맺은 것"이라며 "한류의 진정한 주인공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국 첫 걸그룹부터 오늘날 K팝, K드라마까지…한류를 돌아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