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 골프를 칠 수 있는 곳이 LIV골프밖에 없다면 차라리 은퇴하겠다.”

로리 매킬로이(34·북아일랜드·사진)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의 후원을 받는 LIV골프에 다시 한번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매킬로이는 14일(한국시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DP월드투어가 공동 주관한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총상금 900만달러) 1라운드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진행될 PGA와 DP 월드투어, PIF 간 협상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LIV 간판으로 치르는 골프 대회에는 출전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PGA투어와 LIV골프의 합병을 두고 미국 상원의원은 반독점법 위반 청문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PIF가 월드 골프 시리즈라는 팀 대항전을 창설하고 타이거 우즈(48·미국)와 매킬로이를 구단주로 참가시키는 방안을 제안했다. 사실상 지금의 LIV 체제에 이들을 끌어들이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야시르 알 루마이얀 PIF 총재는 R&A와 오거스타 내셔널GC 회원 자격도 요구했다. 다만 PGA투어가 이를 곧바로 거부하면서 더 이상 추진되지 못했다.

매킬로이는 LIV를 가장 적극적으로 반대해온 선수 가운데 하나다. LIV골프가 출범 전 거액의 계약금을 제시했지만 거절하고 PGA투어에 남았다. PGA투어 정책위원회 선수이사로 활동하며 동료들이 LIV로 이탈하는 것을 설득하고, PGA투어가 선수들을 위한 보상안을 내놓는 데 앞장섰다.

이 때문에 PGA투어가 LIV골프와의 합병을 발표한 뒤 매킬로이의 입장에 세계 골프계의 눈과 귀가 쏠렸다. 당시 매킬로이는 “희생양이 된 기분이고, 나는 여전히 LIV가 싫다”고 말한 뒤 말을 아껴왔다. 하지만 최근 청문회에서 PIF가 그를 영입하려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층 더 강도 높은 비판에 나섰다.

매킬로이는 이날 대회 1라운드에서 6언더파 64타를 쳐 선두 안병훈에게 3타 뒤진 공동 2위에 올랐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