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버팀목 역할을 해오던 수출이 두 달 연속 줄었다. 지난달 감소율은 코로나19 팬더믹 초기 수준까지 떨어졌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는 6월 수출이 작년 같은 달보다 12.4% 감소한 2853억달러(약 364조원)로 집계됐다고 13일 발표했다.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9.5%)를 크게 밑돌았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한 2020년 1~2월의 -17.2% 이후 40개월 만의 최저치다.

중국의 수출은 선진국 수요 부진에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2월까지 감소했다. 3~4월에는 작년 같은 기간 상하이 등 주요 경제권 봉쇄의 반작용(기저효과)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기저효과가 줄어들면서 5월(-7.5%)부터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해관총서는 "세계 경제 회복력이 약하고 무역과 투자가 둔화하며 일방주의 및 보호주의 등의 지정학적 문제가 늘어났다"고 수출 부진의 원인을 설명했다. 로이터는 "주요국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영향에 중국의 제조업체들이 구매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수출 지역과 상품을 보면 구조적 난관을 확인할 수 있다. 3대 수출지역인 유럽연합(EU)과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미국으로의 수출이 모두 급감했다. EU가 439억달러(-12.9%), 아세안이 433억달러(-16.9%), 미국이 426억달러(-23.7%)로 집계됐다.

중국의 대 아세안 수출은 지난 4월까지 증가했지만 5월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의 디리스킹(중국발 위험 제거)에 대응해 중국은 아세안, 중남미, 아프리카 등으로 수출 다변화를 추진해 왔다. 하지만 중남미(-10.8%)와 아프리카(-6.9%) 수출도 감소했다.

주요 지역 가운데 러시아가 90.9%의 증가세를 보였다.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기업들이 떠난 러시아 시장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상품별로는 최대 수출품인 PC 등 정보처리장치가 24.7% 급감한 166억달러로 조사됐다. 휴대폰이 23.3%, 집적회로(IC)가 19.4% 감소했다. 아세안 수출이 많은 섬유류(-14.3%)와 의류(-14.5%)의 감소 폭도 컸다. 그나마 자동차 수출이 109% 늘어난 77억달러로 부진을 일부 만회했다.

내수 경기를 보여주는 6월 수입은 2147억달러로 6.8% 감소했다. 8개월 연속 마이너스가 이어졌다. 6월 무역 흑자는 706억달러로 27.9% 급감했다.

중국의 수출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 안팎이다. 부동산, 인프라, 수출의 3대 축 가운데 내수 침체로 부동산과 인프라가 이미 무너진 가운데 수출까지 부진이 깊어지면서 오는 17일 발표 예정인 2분기 GDP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정부 싱크탱크인 중국사회과학원 금융연구소는 2분기 GDP 증가율을 7%로 예상했다. 인민대는 7.7%를 제시했다. 하지만 스탠더드차터드가 최근 7%에서 5.8%로 하향하고, 중국 증권사인 저상증권도 6.7%를 전망하는 등 기대치가 내려가고 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