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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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주 남동부 웨인스보로에서 보글(Vogtle) 원자로 3,4호기 발전소가 29일(현지시간) 상업용 가동을 시작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국에서 30년만에 새 원전 2기를 가동하는 데에 성공하자, 앞으로도 미국이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원전 투자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보글 원자로 4호기까지 상업용 가동에 들어가며 보글 원전은 미국에서 최대 규모 원자력 발전소가 됐다. 조지아 파워는 새로 가동에 들어간 보글 4호기가 "약 50만개의 가구와 기업에 공급할 수 있는 전력을 60~80년 동안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킴 그린 조지아 파워 회장이자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에서 약 30년 만에 지은 원자력 발전소"라며 완공을 축하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보글 3,4호기는 1996년 가동을 시작한 '왓츠바' 1호기 이후 28년만에 새로 지어진 원자로다.

조지아 파워의 모기업인 서던 컴퍼니가 완공한 보글 원자로 1, 2호기는 각각 1987년, 1989년 상업 운영을 시작했다. 보글 3호기가 지난해 7월 상업용 가동을 시작한 데에 이어 4호기까지 가동에 돌입하며 조지아주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전력 생산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조지아 파워는 자사 원자력 발전소가 지난해 조지아주 전력 생산량의 25% 이상을 생산했다고 설명했다. 보그 발전소를 비롯해 해치 발전소 등의 생산량을 합쳤을 때다.

보글 원자로 3,4호기는 2009년 건설을 시작한 이후 14년 동안 비용 급증 및 건설사 파산 등의 어려움을 겪었다. 당초 가동 예정 시기는 2016년·2017년이었다. WSJ는 “보글 3, 4호기를 건설하는 데에 추정치보다 2배 많은 비용인 300억 달러(약 41조3700억원)가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글 원자로는) 미국에서 대형 원자로 건설을 주저하게 되는 이유가 됐다"며 "보글 원자로가 미국에서 마지막으로 건설된 대형 원자로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WSJ는 "그럼에도 원자력 발전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변화하며 완공이 가능했다"고 짚었다. 미국 내 전력 수요 급증에 대한 해법으로 원자력 발전이 각광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례로 바이든 행정부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노후 원자력 발전소 운영 연장 지원, 차세대 원전 개발 지원 등을 포함한 바 있다. 지난 3월에는 미국 에너지부가 미시간주 팰리세이드 원전 재가동을 위해 15억2000만달러(약 2조960억원) 규모의 대출 지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미국 정부가 원전 부활을 위해 직접 대출 지원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