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대란 오나…간호사 등 6만4000명 총파업
보건의료노조가 의료인력 확충 등을 요구하며 오는 13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간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산별 노조인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7일까지 조합원을 대상으로 총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가결돼 오는 13일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10일 밝혔다.

보건의료노조는 간호사 등 보건의료 분야 각 의료직역 종사자가 참여하는 단체로, 조합원수가 8만5천명에 달한다.

이번 투표 결과로 파업권을 확보한 조합원은 전체의 75.49%인 6만4천257명으로 사상 최대규모라고 보건의료노조는 밝혔다.

보건의료노조는 ▲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확대를 통한 간병비 해결 ▲ 보건의료인력 확충 ▲ 직종별 적정인력 기준 마련과 업무 범위 명확화 ▲ 의사 확충과 불법 의료 근절 ▲ 공공의료 확충과 코로나19 대응에 따른 감염병 전담병원 회복기 지원 확대 등을 요구해왔다.

노조는 오는 12일 각 의료기관과 지역에서 총파업 전야제를 개최하고, 파업 첫날인 13일 조합원들이 서울로 집결하는 대규모 상경파업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또 파업 2일 차인 14일에는 서울, 부산, 광주, 세종 등 4개 거점파업 지역에 집결해 총파업투쟁을 전개한다. 13∼14일 일정은 민주노총 파업과 함께 하며 17일부터는 보건의료노조 자체적으로 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총파업에 돌입하면 지난 2004년 의료민영화 저지·주5일제 관철을 주장하며 파업한 지 19년 만이다. 당시 파업 참여 인원은 1만여명이었는데, 이번에 쟁의조정 신청된 조합원수는 6배가량 된다.

노조는 다만 총파업투쟁에 돌입하더라도 환자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응급실, 수술실, 중환자실, 분만실, 신생아실 등 환자생명과 직결된 업무에 필수 인력을 투입하기로 했다. 또 의료기관 내 발생할 수 있는 응급상황에 대비해 응급대기반(CPR팀)을 구성·가동할 계획이다.

노조는 필수유지 업무 부서 인원 등을 제외하고 13∼14일 파업에 참여하는 인원이 4만5천명 정도일 것으로 예상했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전체 200개 지부 중 교섭권과 재의권이 없는 소수 지부가 있고, 일부 사업장 중에 노사 관계 사정 때문에 교섭이 늦어진 곳이 있다"며 추후 파업에 동참하는 조합원이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노동쟁의조정 신청을 한 사업장은 사립대병원지부 29개, 국립대병원지부 12개, 특수목적공공병원지부 12개, 대한적십자사지부 26개, 지방의료원지부 26개 등이다.

이른바 '빅5' 상급종합병원 중에서는 서울아산병원과 서울성모병원이 보건의료노조에 속해 있다.

노조측은 파업 기간을 '무기한'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이번주를 집중기간으로 보고 있는 만큼 특히 이번주 후반 파업의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복지부는 지난달 28일 박민수 제2차관을 반장으로 의료기관 파업 상황 점검반을 꾸리고 보건의료 재난위기 '관심' 단계를 발령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