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유증 후폭풍' CJ CGV 지금 살까?…"전문가 5명 중 4명 비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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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5명 중 4명, CJ CGV 주식 비추…"지금은 관망할 때"

1조원 규모 자금조달…차입금 등 재무 부담 때문
부정적인 투자심리 진정되면, 저가 매수 기회 올 수도
[마켓PRO]'유증 후폭풍' CJ CGV 지금 살까?…"전문가 5명 중 4명 비추"
한경 마켓PRO는 유상증자 등 1조원 규모의 자금조달 소식과 함께 주가 급락한 CJ CGV와 관련해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 5명에게 저가 매수 기회인지 물어봤다. 이 중 4명은 주가 부진의 늪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며 지금은 관망할 때로 봤다. 나머지 1명은 향후 투자심리가 진정된다면 저가 매수 기회로 삼으라고 조언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CJ CGV 주가는 8거래일 만에 약 37% 급락했다. 대규모 공모 유상증자 계획을 공개하자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다. CJ CGV의 대주주인 CJ는 오는 9월 5700억원 규모의 CJ CGV 주주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600억원가량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지난 20일 공시했다. 이와 별개로 100% 자회사인 CJ올리브네트웍스 주식 전량에 대한 현물출자 증자를 통해 4500억원가량을 CJ CGV에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통상 유상증자 발행가액은 현 주가에 할인율을 적용해 발행하기 때문에 주가에는 악재가 되는 경우가 많다. 저렴한 가격의 신주가 대거 매물로 쏟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주가가 떨어지는 걸 감수하고도 이를 결정한 건 그만큼 자금 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해석되기도 한다.

CJ CGV가 추진하는 유상증자의 신주당 예정 발행가액은 7630원이다. 유상증자를 공시했던 지난 20일 종가(1만4500원) 대비 절반 수준이다. 더군다나 자금 조달 목적 또한 채무 상환 성격이 짙다는 점도 악재로 꼽힌다. CJ CGV의 경우 전체 유상증자 조달 자금 5700억원 가운데 절반 이상인 3800억원을 채무 상환 자금에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설자금은 1000억원에 불과하다.
서울 용산아이파크몰 CGV. /사진=한경 DB
서울 용산아이파크몰 CGV. /사진=한경 DB
CJ CGV의 대규모 자금 조달은 불가피한 선택이란 분석이 나온다. 올해 만기 도래를 앞둔 차입금이 5300억원 달하는 등 재무 부담이 가중되면서다. 이번 마켓이슈 POLL에 참여한 애널리스트 대부분도 CJ CGV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

한 증권사 미디어 담당 애널리스트 A씨는 "대주주인 CJ가 주주배정으로 600억원을 납입할 계획이며,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4500억원어치 역시 CJ CGV의 재무 구조 개선에만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면서 "문제는 나머지 5100억원은 전량 CJ그룹 외부에서 수혈, 향후 적지 않은 물량이 시장에 풀릴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 B씨는 이번 CJ CGV에 대한 대규모 지원이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B씨는 "코로나 확산 당시 넷플릭스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가 극장을 대신하면서 관객들이 쉽사리 극장에 돌아오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영화관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뀌는 추세로, CJ CGV의 실적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CJ CGV의 1분기 개별 기준 매출액(1764억원)은 작년 동기 대비 2배가량 늘었지만, 코로나 확산 이전인 2019년 1분기 매출액(2487억원)에는 여전히 못 미치고 있다.

반면 이번 대규모 자금 조달을 계기로 재무건전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 애널리스트는 최근 유상증자 추진에 따른 부정적 투심이 진정될 경우 저가 매수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CJ CGV는 차입금 상환 외에도 이번 대규모 자금 조달을 통해 미래사업 추진을 위한 실탄을 확보할 예정이다. 향후 재무건전성 기반으로 4DX, 스크린X 등 미래공간사업자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