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사우디 진출 50년…역대 최대규모 사업 수주
● 현대건설, 사우디서 50억불 역대 최대규모 프로젝트 수주

현대건설이 사우디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단지 건설사업을 따내며 중동지역 메가 프로젝트 수주 소식을 전했다.

현대건설은 사우디 아람코와 50억 달러 규모의 '아미랄 석유화학 콤플렉스 패키지 1(에틸렌 생산시설)과 패키지 4(유틸리티 기반시설)'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계약 서명식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 아민 나세르 아람코 CEO, 파트리크 푸얀 토탈에너지 CEO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아미랄 프로젝트는 사우디 국영 석유·천연가스 기업 아람코가 발주한 사우디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단지 건설사업이다. 사우디 유전의 중심지인 담맘으로부터 북서쪽으로 70㎞ 떨어진 주베일에 위치하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저부가가치 원료를 활용해 기초유분을 생산하는 설비와 폴리에틸렌 생산설비, 부타디엔 추출설비 등의 건설을 포함한다. 나프타, 폐가스 뿐만 아니라 에탄, 천연 가솔린 등을 고부가가치 화학물질로 전환하며, 이를 통해 주베일 산업단지의 석유화학·특수화학공장에 원료를 공급할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이 초대형 프로젝트 중 패키지 1과 4의 공사를 수행한다. 패키지 1은 아미랄 프로젝트의 핵심인 MFC(혼합 크래커)를 건설하는 공사로, 공정 부산물을 활용해 에틸렌을 연간 165만톤 생산하는 설비다. 패키지 4는 고부가가치 화학물질을 생산하는 주요 인프라 외 기반설비, 탱크, 출하설비 등을 포함한 시설 건설공사다.

현대건설은 본 프로젝트를 설계·구매·건설 등 공사의 전 과정을 일괄 수행하는 턴키(Turn Key) 방식으로 수주했다. 이는 현대건설의 기술력과 설계·조달·시공(EPC)의 뛰어난 역량을 인정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현대건설은 1979년 얀부 천연액화공장 해상 정박장 공사를 시작으로 쿠라이스 가스처리시설, 카란 가스처리시설, 우쓰마니아 에탄회수처리시설 등 아람코가 발주한 다수의 석유화학·가스플랜트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며 오랜 신뢰관계를 쌓아왔다. 또한 28억 달러 규모의 마잔 개발 패키지, 샤힌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상호 협력관계를 더욱 견고히 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1975년 사우디 건설시장에 처음 진출한 이래 현대건설은 대규모 프로젝트를 안정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며 "최근 정부 차원의 경제 외교를 통해 양국 간 협력 기반이 더욱 확대된 만큼, 아미랄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사우디에서 K건설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이 시공한 사우디 쿠라이스가스처리시설 전경.
● 사우디 진출 반세기…중동 붐 다시 일으키는 현대건설



현대건설은 창업주 정주영 회장 시절인 1975년 사우디 건설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당시 주베일 산업항을 건설하며 1970년대 중동건설 붐을 절정으로 이끈 바 있다. 9억 6,000만 달러에 달하는 계약 총액은 당시 우리나라 국가 예산의 4분의 1에 달하는 금액으로, 현대건설은 육상과 해상에 걸쳐 모든 공종이 종합된 이 공사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이를 기점으로 사우디 정부는 물론 중동 지역에서 기술력과 역량을 인정받아 본격적으로 해외건설 진출에 나설 수 있었다.

현대건설은 사우디에서 반세기 동안 총 170여 건, 약 232억 달러 규모의 공사를 안정적으로 수행해 왔다. 50여개 송변전 공사를 비롯해 항만, 담수시설, 고속도로, 내무성 청사 등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사우디의 주요 인프라를 구축해왔다. 현재도 다수의 송변전 공사는 물론 지상 최대 프로젝트라 불리는 네옴시티 건설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에너지 기업이자 사우디 국영 석유·천연가스 회사인 '아람코'와 다져온 오랜 신뢰는 사우디의 정유·석유화학·가스 분야 산업 발전에 족적을 남기는 기반이 됐다.

1979년 얀부 천연액화공장 해상 정박장 공사를 시작으로 쿠라이스 가스처리시설(8억 달러), 카란 가스처리시설(14억 달러), 우쓰마니아 에탄회수처리시설(8억 달러) 등을 수행했다. 현재는 마잔 오일처리시설·가스처리공장 부대시설공사(28억 달러), 자푸라 유틸리티·부대시설 공사(16억 달러)를 비롯해 샤힌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협력관계를 더욱 견고히 하고 있다.

2022년 7월, 현대건설은 아람코의 중장기 성장 프로젝트 나맷(Nammat) 프로그램을 통해 아람코의 건설 EPC부문 독점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정식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세계 유수의 건설사 중 현대건설을 포함한 소수의 기업만이 이 지위를 확보했으며, 이에 따라 현대건설은 아람코가 발주하는 석유화학 관련 신사업에 대한 수의계약·입찰 인센티브를 제공받는 지위를 갖게 됐다.

이번 아미랄 프로젝트는 사우디 최대 규모의 고부가가치 석유화학제품 생산 핵심시설 건설사업으로, 현대건설은 이 중 약 50억 달러 규모의 패키지 1&4를 설계·구매·건설 등 공사 전 과정을 일괄 수행하는 턴키방식으로 수주했다.

현대건설 측은 "원팀코리아의 일원으로서 K건설의 해외시장 진출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글로벌 건설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효성기자 zeo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