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정치자금 수사에 사생활 논란 이어지자 당내서 거취 압박 기류 커져
불출마·자진탈당 거론…황보승희, 23일 당무감사 출석 앞두고 '두문불출'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는 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에 대해 거취 결단을 압박하는 목소리가 당내에서 점증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특히 불륜설 등 신변 문제까지 맞물려 잡음이 계속되면서 한층 강해지는 양상이다.

본격화하는 총선 국면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지도부는 표면적으로는 구체적 사실관계를 먼저 파악해보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물밑에서는 황보 의원 본인이 자진 탈당이나 총선 불출마 등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바람이 감지된다.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19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결단은 본인이 하는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당으로서는 엄청나게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지도부 인사는 "앞으로 정치를 더 하기는 어렵지 않겠나"라며 "당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또 본인을 위해서도 불출마하고 자진 탈당한 뒤 의혹 소명에 집중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친윤(친윤석열)계 한 핵심 인사는 "본인이 결심 못 하면 당에서 단호하게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당무감사를 거쳐 윤리위 징계까지 간다면 상황이 아주 볼썽사나워질 것"이라고 압박했다.

황보 의원은 현재 정치자금 부정 수수(정치자금법 위반)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으며, 최근 불륜설과 함께 내연남의 관용차·보좌진·사무실 경비 사적 이용 의혹까지 제기되며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이날 전 남편 A씨가 얼굴과 이름을 공개하고 언론 인터뷰에 나서는 등 압박 수위가 높아지는 모습이다.

당사자인 황보 의원은 일부 측근을 제외하고는 접촉을 삼가며 '두문불출'하고 있다.

최근 휴대전화 번호도 변경한 그는 개별 언론 문의에도 일절 대응하지 않고 있다.

지난 주말에는 부산 영도 지역구 관계자, 지지자들과 만나 거취 문제를 포함해 대응 방향을 논의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그는 비슷한 시기 일부 지도부 인사에게도 전화해 일련의 논란으로 당에 부담을 끼친 점은 사과했지만, 항간에 떠도는 전 남편과 문제나 내연남 관련 언론 보도 등에 대해서는 '오보'라며 강력히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당무감사위원회가 이번주 관련 의혹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어서 황보 의원에게 주어진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황보 의원은 오는 23일 당무감사위에 출석해 소명할 예정이다.

이후 이르면 오는 26일로 예정된 당 윤리위원회 회의에서 황보 의원에 대한 징계 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도부 관계자는 "상황이 윤리위까지 진행된다면, 수사 중인 불법 정치 자금 문제를 따질 것은 아니다"라면서 "배우자가 있는 남성과 사실혼 관계를 유지한다는 부분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결론이 필요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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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