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0% 밀 선물, 가뭄과 위험자산 선호에 반등? [원자재 포커스]
밀 선물 올해 20% 하락… 옥수수와 콩(대두) 선물 낙폭도 10%
美 농무부가 9일 발표할 월간 보고서 ‘주목’




밀 선물 가격이 지난달(5월)까지 8개월 연속 월간 기준으로 하락 마감하는 등 곡물 가격이 약세다. 시장은 오는 9일 미국 농무부가 발표하는 월간 세계 농업수급 예측 보고서(World Agricultural Supply and Demand Estimates)를 주목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의 5일 보도에 따르면 밀 선물 가격은 올해 들어 20% 이상 하락하며 3대 주요 곡물(밀, 옥수수, 콩) 선물 중에서 가장 낙폭이 컸다. 월간 기준으로 밀 선물 가격은 5월까지 8개월 연속 하락했다. 올해 들어 옥수수 선물과 콩(대두) 선물은 10%가량 하락했다.
<올해 밀, 옥수수, 콩(대두) 선물 가격 하락률>
자료: 블룸버그통신
<올해 밀, 옥수수, 콩(대두) 선물 가격 하락률> 자료: 블룸버그통신
곡물 선물 가격의 낙폭이 컸던 이유는 그간 날씨가 작황에 유리해 풍작 기대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 중서부의 ‘곡물 벨트’에서 가뭄 우려가 커지면서 지난주 곡물 가격은 상승했다. 지난주 대두 선물은 1.1%, 옥수수 선물은 0.8%, 밀 선물은 0.5% 상승 마감했다. 미국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잭 스코빌 애널리스트는 “특히 옥수수와 콩 작황에 가뭄이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고 했다. 지난주 곡물 가격의 반등은 저가 매수세의 영향도 있었다는 분석이다.

국제 유가 반등으로 위험자산 선호가 강해진 점도 곡물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다. 미국 린앤어소시에이츠의 테리 린 애널리스트는 “국제 유가와 주가가 오르면서 위험자산 선호가 강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농무부가 9일 내는 월간 보고서에서 미국의 밀과 옥수수, 콩 등의 수확량 전망치를 어떻게 제시할지가 앞으로 곡물 선물 가격 동향에 반영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도 주목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방어선을 겨냥한 대대적 공세를 펼쳤다고 5일 발표했다. 이날 러시아 국방부 성명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이 전날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남부 지역에서 2개 전차 대대와 6개 기계화 대대를 동원해 공격했으나,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 250명가량을 사살하고 전차 16대와 보병전투차 3대, 장갑차 21대를 파괴했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러시아군을 몰아내는 대반격에 나설 거라고 공언해 왔는데, 이번 건이 대반격의 일부일지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일 우크라이나 재건부는 러시아 대표단이 입항 선박의 등록을 부당하게 거부했다고 밝히며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흑해를 통해 수출하도록 한 협정이 위기를 맞았음을 시사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