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쏘아올린 엔비디아!! AI는 미리 알고 있었다?[정소람의 미나리]
23일 미국 증시는 개장 초 혼조세로 출발했다. 전일 신용 평가사 피치의 미국 신용등급 가능성 경고에 따라 다우 지수는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 반면, 엔비디아의 어닝 서프라이즈로 기술주 심리가 살아나면서 나스닥은 강세를 보였다.

다만 아직까지 매듭을 짓지 못한 부채 한도 협상과 신용 등급 강등 우려가 시장 전반에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전일 피치는 미국 신용 등급을 AAA등급으로 확인하면서 '부정적 관찰 대상'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부채 한도 협상이 X-DATE(6월 초) 전에 끝날 것으로 기대하지만 타결이 되지 않으면 등급이 하락할 수 있다는 경고다. 이때문에 국채 시장은 장, 단기물 모두 금리가 오르는 등 안전 자산 선호가 강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개장 전 발표된 주당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2만9000건을 기록했다. 예상했던 25만건을 밑돌았고, 전달 22만5000건 보다 소폭 늘었다. 고용이 빠르게 냉각되고 있지 않다는 점은 경기 침체 우려는 줄일 수 있지만 인플레이션에 대한 부담을 키울 수 있다. 계속 청구도 179.4만건으로 기존 예상인 180만건을 하회하는 수치를 기록했다.

유럽에서는 독일의 1분기 GDP 확정치가 -0.3%로 발표돼 경기 침체 우려를 키웠다. 독일은 이로써 2개 분기 연속 역성장을 기록해 '기술적 침체'에 들어갔다. IMF도 올해 독일 GDP 역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G7 국가중에서는 유일하게 성장 뒷걸음질을 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나스닥은 엔비디아의 실적 효과로 껑충 뛰어 올랐다. 엔비디아는 전날 실적 발표에서 올해 1분기 71억9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월가 전망치(65억2000달러)를 큰 폭으로 웃돌았다. 조정 주당순이익(EPS)도 1.09달러로 시장 예상치(0.92달러)를 상회했다. 2분기 매출 전망도 시장 예상치(71억5000달러)를 무려 50% 이상 웃돈 110억달러로 제시했다.

인공지능(AI)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전반적인 기술주 심리가 개선됐다. C3.ai, 팔란티어, AMD, TSMC 등이 엔비디아 실적 발표 이후 장초부터 급등했다. GP불하운드는 "AI 지출 경쟁이 시작됐고 실제 수익화가 된다는 증거를 이번 실적에서 찾게 된 것"이라며 "CPU, 네트워킹 인프라, 메모리 등 사용처가 점차 다양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과소 평가된 AI 관련주로 레이먼드제임스는 AMD를 꼽았고, BOA는 TSMC를 제시했다. 니덤은 AI 데이터센터 관련 전력 공급 시스템을 개발하는 모토리틱 파워시스템(MPWR)을 주목할 주식으로 봤다. 이외에 마벨테크놀로지(MRVL), 브로드컴도 주요 수혜주로 거론됐다.

전일 실적을 발표한 기업 중 스노우플레이크는 2분기 가이던스가 시장을 밑돌면서 약세를 보였다. 장전 발표한 기업 중에서는 달러트리가 도난 영향으로 순익이 악화됐다고 밝히면서 좋지 않은 흐름을 보여준 반면 베스트바이는 예상을 웃돈 성적표를 공개했다. 가전 수요는 감소했지만 올해가 수요 저점일 것이라는 게 이 회사측 설명이다.

매수 의견을 상향하는 보고서도 다수 나왔다. 씨티는 크루즈 업체인 카니발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수로 상향했다. 크루즈 업황이 회복될 시기가 왔다는 논리다. 웰스파고는 모빌아이에 대해 매수 의견을 냈고, JP모간은 중국의 전자상거래 몰인 VIP숍에 대해 '비중확대' 등급을 매겼다.

뉴욕=정소람 특파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