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에테제네랄(SG)발 주가 폭락 사태에 이어 수천억원대 ‘폰지 사기 사건’이 또 터졌다. 한탕을 노리는 금융 사기꾼이 판을 벌이고, 고수익에 눈이 먼 투자자의 탐욕이 결합한 전형적인 금융범죄 구도로 나타나고 있다.

경찰은 비상장 회사에 투자해 고수익을 돌려준다며 개인 투자자들에게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100억원대 돈을 받은 뒤 빼돌린 혐의로 C투자자문 대주주 A씨를 쫓고 있다고 한다. C투자자문은 다수의 히트 영화에 투자하는 등 문화 콘텐츠 분야에서 두각을 보였고, A씨는 이런 실적을 바탕으로 개인 자문사를 차려 투자자를 모집했다. 연 30%의 고수익을 내걸고 실제로 매달 2.5%씩 수익금을 지급하자 투자금이 몰려 100억원 이상 거액을 넣은 자산가도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투자금 유치를 위해 투자자를 데려오면 수수료를 주는 다단계 영업 방식도 썼다. SG발 주가 폭락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된 라덕연 호안투자자문 대표가 활용한 수법과 판박이다. 현재 확인된 피해액이 500억~1000억원, 피해자 중 신고를 꺼리는 자산가가 많은 것을 감안하면 실제 피해 규모는 수천억원대로 추정된다. 국내에서 주가조작이나 금융사기 등 금융범죄가 잇따르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차액결제거래(CFD) 완화가 화를 키운 SG발 사태에서 볼 수 있듯 제도적 허점도 원인이 될 수 있고, 이상징후 감시 시스템 미비, 금융당국의 늑장 대응, 미국 등에 비해 가벼운 화이트칼라 범죄 형벌 규정 등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금융범죄자가 호시탐탐 노리는 투자자의 탐욕이 있는 한 범죄는 언제 어디서고 또 일어나게 마련이다. 이번 폰지 사건에서 제시된 연 30%의 수익률은 누가 봐도 정상이 아니다. 그것도 비상장 회사에 투자하는 것이라면 더더욱 의심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편안하게 매달 고수익이 또박또박 들어온다는 데 현혹돼 거액을 넣은 자산가들을 엄밀한 의미에서 피해자로 봐야 하는지 의문이다. 건전한 자본시장을 위해선 정직하고 합리적인 수익에 만족할 줄 아는 절제된 투자 마인드가 필수적이다. 가정과 학교에서부터 올바른 경제·금융·투자 교육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