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제공 FOD도 마찬가지…"유료방송 설 자리 좁혀…기존 정책 되짚어야"
무너진 유료방송 VOD 이용률…케이블은 수년간 연평균 10% 하락
코로나 팬데믹을 기점으로 넷플릭스를 위시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가입자가 급등하면서 IPTV와 케이블TV 등 유료방송의 VOD 이용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17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유료방송사업자의 VOD 매출액은 20116년 7천55억원에서 2017년 7천510억원, 2018년 8천151억원으로 늘었으나 2019년에 7천848억원으로 줄었고 2020년 7천487억원, 2021년 6천233억원으로 계속 감소했다.

분야별로 IPTV는 2016년 5천475억원, 2017년 5천902억원, 2018년 6천590억원, 2019년 6천412억원, 2020년 6천258억원, 2021년 5천299억원으로 집계됐다.

SO의 경우 2017년 1천608억원, 2018년 1천561억원, 2019년 1천437억원, 2020년 1천229억원, 2021년 933억원으로 2017년 이후 연평균 감소율이 10%에 이르렀다.

유료방송 VOD의 전반적인 이용률 하락세는 무료 VOD 형태로 제공하는 이른바 FOD(Free On Demand)로 까지 이어지는 분위기다.

케이블 FOD는 2000년대 초까지 제공되던 지상파 녹음녹화 채널을 없애는 대신 지상파 인기 프로그램을 케이블이 구입해 시청자들에게 무료로 제공해 한때 인기가 높았던 상품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지상파 인기 프로그램들이 OTT에는 즉각적으로 공급되는 반면, IPTV와 케이블의 FOD에는 3주의 '홀드백' 기간을 두고 있어 소구력이 급감하게 되는 요인 중 하나가 됐다.

케이블TV방송협회가 회원사를 대상으로 지상파 FOD 시청 현황을 조사한 결과, 2018년 약 1억7천만 횟수의 히트수를 기록한 것이 2022년에 들어서 3천300만 히트수를 기록할 정도로 급감했다.

이는 2018년 대비 2022년에 3사 합계 69%가 감소한 수치다.

방송사별로 살펴보면, KBS가 4년간 71%가 감소했고, MBC와 SBS가 조사 기간 69%씩 히트수가 줄었다.

전통적인 유료방송 VOD의 매출 하락 속에서 특히 지상파 무료 VOD 역시도 이용률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이 때문에 케이블 업계에서는 지상파 재전송 대가 산정에서 패키지로 묶여 구입하게 되는 FOD 구입비용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지상파는 가입자 증가 추세에 있는 OTT에 홀드백을 두지 않고 가격도 올려서 공급함으로써 유료방송 VOD에서 감소하는 수익을 메우고 있지만, 유료방송은 오히려 FOD를 포함한 지상파 재송신 대가가 해마다 늘어난다는 것이다.

2022년 방송산업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상파 재송신 매출은 2017년 3사 합계가 2천350억이었던 것이 2020년 3천999억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김용희 동국대 영상대학원 교수는 "최근에는 지상파가 자체 제작한 콘텐츠를 OTT에만 독점으로 공급하는 사례가 생기는 등 레거시 미디어 붕괴가 가속화하고 있다.

유료방송 플랫폼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진단했다.

채정화 서강대 ICT법경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북미 시장의 경우 OTT를 넘어서 무료 광고 지원 TV인 FAST 시장으로의 진입이 빠르게 재편되는 등 기존 유료방송의 설 자리를 더욱 조이는 상황"이라며 "기존 정책을 되짚어봐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