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전문가 칼럼] 공사도급계약·공사대금 산정 "계약서에 명확히 규정해야"
'공사대금을 어떻게 산정하는지'에 따라서 공사도급계약은 일반적으로 3가지(총액계약, 단가계약, 실비정산계약)로 분류할 수 있다. 특정한 공사계약이 어떠한 유형에 해당하는지는 결국 대법원 판례와 같이 당사자 의사표시의 해석문제로 귀결되며, 공사도급계약서 내용만으로 해석이 어려우면 계약의 동기나 목적, 당사자의 이행과정에서의 태도, 기타 거래 관행 등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

이 글에서는 실무상 대부분을 차지하는 공사대금의 산정방식에 관한 유형 2가지 즉, '총액계약'과 '단가계약' 2가지에 대해 설명한다(실비정산계약의 경우 실무상 매우 드문 유형이므로 설명을 생략한다).

● 총액계약 '공사비 총액을 미리 명확하게 정해놓은 계약'

총액계약이란 간단히 말해서 공사도급계약의 목적물에 대한 공사비 총액을 미리 명확하게 정해놓은 계약을 말한다. 대부분의 민간공사계약은 총액계약의 해당한다. 특정한 공사도급계약이 총액계약에 해당하면, '실제로 얼마나 시공을 했는지'가 아닌 '약정된 정액'이 곧 공사대금이 된다.

총액계약에 해당하더라도 언제나 약정된 정액이 곧 공사대금으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소위 '완화된 의미의 총액계약'에 해당하고, '설계 변경' 또는 '추가 공사'등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약정된 정액의 공사대금 외에 추가의 공사대금이 인정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완화된 의미의 총액계약'에 해당하더라도 실제로 추가공사 대금 등을 지급받으려면, '실제로 추가 공사를 수행한 사실' 및 '추가 공사에 관한 합의가 있었던 사실' 2가지가 입증되어야 한다.

● 단가계약 '개별 공정이나 항목에 대해 정해진 단가와 요율을 정하여 공사대금을 정한 계약'

단가계약은 개별 공정이나 항목에 대하여 단가와 요율을 정하고, 실제 시공물량에 대해 위 단가와 요율을 적용하여 공사대금을 산정하는 형태의 계약을 말한다. 관급 공사에서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유형으로, 도급인은 물량내역서나 산출내역서를 기초로 실제로 시공된 물량을 확인하고 공정률에 따라 공사대금을 수급인에게 지급하게 된다.

어떤 공사도급계약이 단가계약에 해당하면, 원칙적으로 수급인은 추가공사 등으로 시공물량이 증가한 경우 그 증가된 물량만큼의 추가 공사비를 지급받을 수 있다. 따라서 추가공사를 수행하였으나, 계약서에 관련된 내용을 명확하게 기재하지 않은 경우, 수급인은 단가계약임을 주장하고, 도급인은 반대로 총액계약이라는 주장을 하게 된다.
[법률 전문가 칼럼] 공사도급계약·공사대금 산정 "계약서에 명확히 규정해야"
단가계약 해당 여부에 관한 다툼이 있는 경우, 공사도급계약서에 공정별, 항목별 단가가 기재된 계약내역서가 첨부되어 있더라도 공사대금을 청구할 때 시공사가 개별공정이나 항목별 수량에 관한 근거자료를 별도로 제시하지 않았고, 발주자가 시공사의 청구에 응하지 않으면서 기성 물량에 대한 자료를 요구 등을 하지 않았다면 단가계약이 아닌 총액계약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필자는 서울중앙지방법원 건설 전담 재판부에서 판사로 근무하면서, 추가 공사비의 인정 여부와 관련하여 '단가계약'인지 아니면 '총액계약'인지에 관한 당사자의 주장이 치열하게 대립하는 사건을 많이 접했다. 구체적인 결론은 해당 사안마다 달라질 수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기준은 '계약서의 기재 내용'이다. 다만 계약서의 기재내용이 불분명한 경우가 많았고, 결국 위와 같이 여러 요건들을 종합하여 계약의 성격을 규정했지만 쉽게 판단을 내리기 어려워 깊은 고민을 거듭한 적이 많았다.

● 분쟁을 피하기 위해 '사전에 계약서에 명확하게 규정해야'

건설과 관련된 분쟁 즉 건설 소송에 있어서 공사대금은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공사대금에 관한 다툼을 피하는 가장 효율적이고 현명한 방법은 계약서에 '총액계약' 인지 '단가계약'인지 여부를 명확하게 기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총액계약으로 계약을 체결하고자 할 의사였다면 계약서에 '향후 공사비의 변동은 없는 것으로 한다'는 내용을 기재해야 한다(반대로 단가계약으로 계약을 체결할 의사였다면 '시공이 완료된 이후 실제 시공 물량을 기초로 최종 정산을 한다'는 내용을 명확하게 기재해야 할 것이다). '당사자 의사표시의 해석'은 결국 당사자의 의사표시가 불분명할 경우에 요구되는 것이므로, 분쟁을 피하기 위해서는 미리 명확하게 당사자 간 의사를 확정하고 이를 계약서에 명기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박준식기자 parkjs@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