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에서 날치기 일당이 훔치려던 가방이 열려 수백장이 지폐가 떨어지자, 시민들이 일제히 달려와 줍고 있다. 시민들은 주운 현금을 피해자에게 전부 전달했다. /사진=트위터
아르헨티나에서 날치기 일당이 훔치려던 가방이 열려 수백장이 지폐가 떨어지자, 시민들이 일제히 달려와 줍고 있다. 시민들은 주운 현금을 피해자에게 전부 전달했다. /사진=트위터
아르헨티나에서 2인조 강도가 한 20대의 돈 가방을 낚아채는 과정에서 지폐 수백장이 바람에 휘날리는 일이 발생했다. 이 20대는 지나가던 시민들의 도움으로 현금 99%를 회수했다.

2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일간지 라 나시온 등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벨그라노에서 지난 30일 오토바이 날치기 사건이 벌어졌다.

은행에 입금하기 위해 7백만 아르헨티나 페소(4250만원)를 지니고 이동하던 후안 크루스(26)에게 2인조 날치기 일당이 달려들었다. 크루스는 돈 가방을 뺏기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실랑이를 벌였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가방 지퍼가 열리면서 수백장의 지폐가 거리에 휘날렸다.

현장을 지나던 약 15명의 시민은 지폐를 줍기 위해 범행 장소로 우르르 몰려들었다. 날치기 일당은 시민들이 몰려오자 당황해 그 자리에서 도망쳤다.

시민들은 주운 현금을 자신의 주머니에 챙기지 않고, 모두 크루스에게 전달했다.

시민들의 도움으로 크루스는 7백만 페소의 1%에 달하는 7만페소(약 43만원)를 제외한 모든 금액을 회수할 수 있었다.

맞은편 건물에 거주하던 한 주민이 이 상황을 카메라 영상에 담았고,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크루스의 사연이 퍼졌다.

대체로 누리꾼들은 시민들이 현금을 주워 원래 주인에게 전부 돌려준 게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을 내놨다.

회수되지 않은 1%의 현금에 대해서는 "바람에 휘날려 더 먼 곳으로 떨어졌다", "한두명이 챙겨갔다" 등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도주한 범인들은 아직 붙잡히지 않은 상태다.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CC)TV와 현장에 있던 시민들의 증언 등을 토대로 범인들의 행방을 쫓고 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